방탄 다음은?…'블랙핑크'로 반등 꿈꾸는 YG엔터

방탄 다음은?…'블랙핑크'로 반등 꿈꾸는 YG엔터

김사무엘 기자
2020.11.01 09:40

[종목대해부]세계가 주목하는 K팝, 블랙핑크 인기에 주목…YG 실적·주가 반등 기대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바야흐로 K팝의 중흥기다.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방탄소년단(BTS)은 최근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1위에 올랐고, 수퍼M이나 NCT 등 다른 K팝 가수들도 세계를 무대로 활약 중이다.

세계 음악시장에서 K팝이라는 장르는 더 이상 마이너한 음악이 아니다. 국가와 인종을 초월해 전세계 대중들이 사랑하는 보편 장르 중 하나로 자리잡은 것이다.

K팝의 인기가 높아질 수록 한국 엔터산업에 거는 기대도 커진다. 최근 엔터 업체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K팝의 상승세만 지속된다면 주가도 결국은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따를 수밖에 없다.

성장하는 K팝 산업에서 시장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BTS 다음이 누구냐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대체로 블랙핑크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 받는다. 음원 성적이나 SNS 반응 등을 볼때 현재 블랙핑크의 글로벌 인기는 BTS를 제외하고 최정상에 올라 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63,500원 ▲400 +0.63%)(이하 YG)도 블랙핑크의 인기를 기반으로 실적반등을 노린다. 수많은 사건·사고와 빅뱅의 활동 공백이라는 악재를 뚫고 주가도 반등할 거란 기대감이 높아진다.

양현석이 만든 '아이돌 힙합'의 명가
양현석 전 YG엔터 대표 프로듀서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전 YG엔터 대표 프로듀서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YG는 1990년대 대한민국 대중문화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레전드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인 양현석 대표가 세운 연예기획사다.

1996년 1월 당시 인기 절정이던 서태지와 아이들은 전격 해체를 선언했고, 이를 계기로 양 대표는 기획사를 세우고 후배 가수 양성에 나선다.

이때 그가 육성한 아티스트가 지누션과 원타임이다. 1998년에는 법인으로 전환해 양군기획을 세운다. 2001년에는 양군의 영문 이니셜을 따 YG엔터테인먼트로 이름을 바꾼다.

2000년대 들어 세븐, 렉시, 휘성, 거미, 빅마마 등을 데뷔시켜 큰 성공을 거뒀다. 2006년 데뷔한 빅뱅은 이름 그대로 가요계에 빅뱅을 일으켰다. 2009년에는 2NE1(투애니원)이 데뷔해 빅뱅과 함께 YG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때까지만해도 YG는 다른 연예기획사들처럼 매출 수준은 그리 높지 않았다. 겉모습은 화려해도 규모가 작은 한국 음악시장만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는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된건 2010년대 이후 해외로 K팝의 외연이 확장되고 나서부터다. 그 시발점은 YG였다.

YG로 이적한 싸이가 2012년 '강남스타일'로 대박을 터트렸다. 국내 가수로는 최초로 빌보드 핫 100 차트 2위까지 오르는 대기록을 세웠는데, 이 과정에서 YG의 위상도 크게 올라갔다.

때마침 YG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고, 강남스타일이 터지면서 주가도 폭발했다. 2014년에는 엔터업계 1위였던 SM의 시가총액을 YG가 추월하는 사건도 벌어진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사건·사고 발목…주가는 '뚝'

그런데 이후 주가 흐름은 신통치 않다. 주가가 10만원을 넘은게 2012년인데 지금은 그 반도 되지 않는다.

대부분 엔터사들이 그렇지만 YG 역시 아티스트 모멘텀, 즉 아티스트가 새 앨범을 냈냐, 얼마나 활발히 활동했냐에 따라 실적과 주가가 요동치는 상황이 반복됐다. 주가가 급등한 2012년 이후 4년간 영업이익이 200억원대 초반으로 제자리 걸음을 한 것도 주가에 악영향이었다.

이런 상황을 바꿔 보고자 2015년부터는 다른 사업에도 손을 대기 시작하는데, 이게 더 큰 문제로 작용했다. 2014년말 자회사 와이지 플러스를 설립하고 외식 프렌차이즈, 화장품, 골프용품 판매, 심지어 펀드 운용같은 금융투자업에도 손을 댄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매년 수십억원대의 적자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이는 모회사 YG의 실적에도 부담이다. YG의 영업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이 한자릿수로 저조한 원흉이다.

엔터 본업도 예전같지 않다. 무엇보다 YG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했던 빅뱅의 공백이 크다. 2017년 빅뱅 멤버들이 순차적으로 군입대를 한 이후 실적도 주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된다.

블랙핑크 이전까지 빅뱅의 공백을 메울만한 마땅한 아티스트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2010년대 이후 YG는 국내 음악시장에서 '음원 강자'로 군림해 왔다. 앨범 판매량은 SM에 밀렸지만 다운로드, 스트리밍 같은 디지털 음원은 언제나 국내 엔터사 중 최정상이었다.

그런데 디지털 음원 성적도 예전만 못하다. 과거엔 빅뱅, 투애니원이 차트를 휩쓸었는데 최근 몇년간은 아이콘이나 악동뮤지션 말고는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다. 음원이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사업임을 고려하면 음원 매출 감소는 실적에 타격기 클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YG가 유독 다른 엔터사보다 소속 연예인과 관련한 사건 사고가 많다는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YG가 '약국'의 약자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올 정도로 특히 마약과 관련한 스캔들이 많다.

지난해에는 최악의 위기를 겪었다. 빅뱅 멤버였던 승리가 운영한다고 알려진 클럽 버닝썬에서 폭행, 성매매, 마약 같은 강력범죄가 연달아 터졌다. 일명 '버닝썬 게이트'로 알려진 이 사건으로 양 대표는 회사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야 했습니다. 실적은 크게 나빠졌고 주가 폭락도 피할 수 없었죠.

Next BTS? "BLACKPINK"

걸그룹 블랙핑크가 지난 13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넷플릭스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블랙핑크는 K팝 걸그룹 최초로 미국 빌보드 '아티스트100' 차트 1위로 등극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걸그룹 블랙핑크가 지난 13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넷플릭스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블랙핑크는 K팝 걸그룹 최초로 미국 빌보드 '아티스트100' 차트 1위로 등극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추락이 계속되던 YG의 반전카드는 2016년 데뷔한 블랙핑크다. 2NE1 데뷔 이후 7년 만에 새로 출범한 걸그룹인데, 2018년 컴백 앨범이 41개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두각을 보였다. 최근에는 'Next BTS'로 불릴만큼 글로벌 음악시장에서도 스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YG는 블랙핑크의 성공과 트레져의 시장 안착으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올해 초만해도 시장의 관심은 4월 예정된 빅뱅의 컴백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공연이 어려워지면서 YG 실적 전망에 노란불이 켜졌는데, 이런 분위기를 바꾼 게 블랙핑크다.

한터차트에 따르면 최근 공개된 블랙핑크의 정규1집 '디 앨범'(The Album) 초동판매량은 69만장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1위였던 아이즈원의 '오나이릭 다이어리'(Oneiric Diary) 39만장을 큰 폭으로 갈아치운 신기록이다.

초동판매량은 앨범발매 이후 첫 일주일 간의 판매량으로 해당 아티스트의 팬덤 충성도나 구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된다. 높은 초동판매량은 이와 관련된 굿즈 판매나 콘서트 수익 등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빅뱅의 복귀도 큰 기대요소다. 국내 여론은 싸늘하지만 해외 팬들은 상대적으로 추문에 관대하기 때문에 빅뱅의 해외 활동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거란 전망이 많다.

빅뱅은 국내 아이돌 중 일본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돌이다. 일본에서 톱클래스 아이돌임을 입증하는 지표 중 하나가 4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돔 공연장에서 공연을 열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빅뱅은 그동안 일본 돔투어를 하면서 현재까지 누적 58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K팝 가수 중 최고 기록이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공연이 불가하지만 일본 공연만 재개된다면 얼마든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

블랙핑크가 쓰는 반전 시나리오…"하반기 반등"

시장이 바라보는 향후 실적 전망은 밝다. 블랙핑크의 인기와 빅뱅 활동 재개 가능성, 신인 트레저의 안착은 기대감을 높인다. 올해 하반기 실적이 반등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 YG에 대해 분석 리포트를 낸 증권사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5만7750원이다. 지난달 30일 종가 3만8700원보다 약 50% 정도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가장 큰 모멘텀은 무엇보다 블랙핑크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는 5110만명으로 대한민국 통합 채널 1위, 글로벌 여자 가수 채널 1위, 글로벌 아티스트 채널 2위, 전 세계 구독자 수 순위 20위권 이내로 독보적"이라며 "빅뱅 컴백 기대감과 오프라인 공연 재개 시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는 콘서트 강점도 기대 요소"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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