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진호 마이다스에셋 대표

“우리나라 증시는 외부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그만큼 제때 제때 대응하는 능력이 필요하죠. 시장이 변하면 투자 전략도 변해야 하는 겁니다.”
코스피 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갱신한다. 지난 24일 사상 처음으로 2800선을 넘어서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겼다.
일부 증권사들이 전망치를 연말에 이미 달성한 것. ‘코스피 3000 시대’도 눈앞이다. 증권사들은 내년 전망치를 줄줄이 높이고 있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대표도 “내년에는 코스피지수가 3300선까지 상승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경제 상황과 자금 흐름 등 외부 변수를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대표는 2002년 3월 마이다스에셋에 입사해 줄곧 주식운용을 담당해왔다. 주식운용부문 CIO(최고투자책임자)를 거쳐 2018년 6월부터는 CIO와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신 대표가 운용하는 마이다스책임투자는 최근 1년 수익률 46.52%, 3년 수익률 43.69%, 5년 수익률 97.06%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그는 펀드 및 일임계약으로 약 1조6000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신 대표에게 내년 증시 전망과 유망 업종, 위험 요소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신 대표와 일문일답.
-내년 주식 시장은 어떤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지.
▶단기적 조정을 거치면서 N자형 상승장을 기대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최고 3300선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올해 1400선에서 2800선까지 급등한 점을 생각하면 그렇게 큰 상승폭은 아니다.
우리나라 시가총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기술주의 반등이 이어질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대만과 함께 우리나라를 좋은 투자처로 여길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 코로나19(COVID-19)로 기업들의 구조 조정과 비용 축소가 쉬워졌다. 내년 EPS(주당순이익)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연초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르다면 이후 상승 동력을 잃을 가능성도 30~40% 열어놓고 있다. 유동성은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과거보다 더 민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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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코로나19에 대체로 잘 대응한 나라들의 주가가 좋았지만 내년에는 백신을 빨리 접종해 경제 봉쇄가 해제되는 나라들의 증시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 자금 흐름을 잘 지켜봐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경기 민감주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가 적잖은데.
▶경기 민감주들의 주가 반등에 상당히 동의한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에도 글로벌 경제활동이 완전히 재개되려면 약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투자자들에게는 2022년 이후 경기 전망이 더 중요하다.
경기 민감주 내에서도 추세적 이익성장이 가능한 기업을 선별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조선주, 건설주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조선주의 경우 탄소 배출 제로를 목표로 LNG 추진선 수요가 꾸히 증가하고 있다. 건설주도 해외 수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올해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라는 새로운 주도주가 나타났다. 내년 전망과 투자 방법의 변화가 궁금하다.
▶BBIG내에서도 배터리, 바이오는 이미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과 게임도 코로나19로 성장이 가속화돼 내년에도 시장 이상의 양호한 주가 흐름이 예상된다.
내년에는 리서치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융복합 산업 구조를 반영해 IT, 화학, 금융 등 과거의 섹터 분류를 유지하면서도 △디지털 △기후변화·전기차 △바이오헬스 △이커머스 △5G·IOT(사물인터넷)·우주·오토메이션 등 5개 분야를 정했다. 여기에 기존 섹터를 융복합 할 수 있는 담당자를 둘 것이다.

-올해 주식 시장은 활황을 보였지만 회사채 시장과 가계 소득은 여전히 얼어 붙은 상태다. 내년 주식시장의 위험 요소는 무엇인가.
▶회사채 시장 냉각, 가계 소득 감소 또한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소비 활동 변화의 결과다. 도태와 수혜가 극명하게 나뉜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수혜 업종에 뛰어들어 경쟁이 심해지면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경쟁 심화로 성장이 정체되고 이익률이 낮아지면 성장주의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기 어렵다. 이것이 첫번째 위험 요소, 즉 성장주의 차익 실현이다.
두번째는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 위축, 세번째는 공매도 재개로 보고 있다.
-올해는 주식시장에 새로 뛰어든 주식투자자들이 많았다. 직접 투자의 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긍정적으로 본다. 올해 개인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전체 가계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 자산 증식을 위해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다만 어느 순간 시장이 과매수를 인지하고 차익 실현이 시작되는 시점이 올 것이다. 이 시기에 손실을 피하려면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실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기업을 골라 투자해야 하는데 쉽지는 않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소수만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것으로 생각한다.
-반면 공모 펀드 시장은 한겨울이다. 국내 액티브 주식형 공모펀드에선 올 한해만 2조2700억원이 빠져나갔다.
▶우리를 포함해 자산운용사들이 장기 성과가 좋은 펀드를 운영했어야 했다. 하지만 투자 자산을 막론하고 단기 성과가 좋은 상품을 출시하는 데 집중해왔다.
판매사, 펀드평가사들도 1개월, 3개월 수익률로 펀드를 소개해왔다. 사회 전반적으로 장기 성과를 중요시하고 자산운용사들도 장기 운용 철학을 가지고 소수 펀드를 집중 운영해야 공모펀드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다.

-‘마이다스책임투자’는 우리나라 대표 주식형 ESG 펀드기도 하다. 우리나라 ESG 수준을 평가한다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올해부터 코로나19로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이 중요해지면서 각 기업들마다 ESG 경영본부를 비롯 관련부서를 세웠다. 내년 파리기후협약이 시행되면서 탄소 배출이 더욱 중요해진다.
우리는 절대적인 잣대로 기업을 평가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변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지, 변화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지다. 처음부터 거창하게 시작하기보단 작은 것부터 사회에 기여할 부분을 고민해보는 것이 좋다.
마이다스에셋은 기업 감시보다 효율적인 투자를 중요시하고 있다.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ESG 투자를 하다 2009년 공모펀드로도 마이다스책임투자를 출시하게 됐다. 운용 초기에는 ESG 투자의 장기성과에 대해 반신반의 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ESG가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기업을 선택하는데 상당히 유용하다고 굳게 믿고 있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차익 실현을 하고 싶을 때는 매수자의 입장에 서서 지금 주식을 살 마음을 드는 지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 투자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되 시세에 너무 몰입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다.
장중 매매에 몰입하면 인사이트있는 투자를 하기 어렵다. 하루 종일 나무만 베는 꼴이다. 중간 중간 쉬면서 큰 숲의 모양을 보며 날을 가는 사람이 돼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나무를 벨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