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글로벌 로드쇼

각국이 앞다퉈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면서 탄소배출권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5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제(ETS)를 운영하고 있지만 올해 들어서야 금융기관들의 시장 참여를 단계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정부는 2023년에 탄소배출권을 활용한 장내 파생금융상품까지 허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산적한 과제가 많다.
유인식 IBK기업은행 전략기획부 ESG경영팀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1 ESG 글로벌 로드쇼'에 참석해 "기업의 투자 결정을 위해 탄소배출권과 관련해 예측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머니투데이와 은행법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탈탄소로 바뀌는 산업지도, 대응방안'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유 팀장은 "탄소가격제는 탄소 배출에 가격을 부과해 배출량을 줄이고 저탄소 기술 개발 및 투자를 독려하는 제도"라고 운을 뗐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배출거래제를 규제 의무로만 인식해 시장을 활용한 감축 투자가 활발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시장조성자를 늘리고 증권사 자기매매를 허용했다. 내년에는 증권사의 위탁·일임매매를 허용하고 2023년에는 선물거래까지 개방할 예정이다.
유 팀장은 "제3차 계획기간(2021~2025년)에 들어서면서 민간금융기관의 ETS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그동안 할당 기업 외에는 배출권 거래시장 참여가 불가능해 기업이 탄소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활용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EU(유럽연합)의 경우 IB(투자은행)들이 다양한 탄소금융상품으로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발전사는 헷지를 위한 일간거래를, 산업체는 규제 준수를 위한 주간·월간 거래를, 은행 등 금융기관은 수익 극대화를 위한 초단기 일간 거래를 주로 하고 있다.
또 EU는 배출권 현선물 모두 금융상품의 법적지위를 갖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배출권을 무체재산권이지만 금융상품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유 팀장은 "기업들이 국내보다 온실가스 감축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해외투자를 통해서 배출권을 확보하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비할당 업체가 외부 배출시설 등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해 얻는 '외부사업감축량'(KOC)을 확대할지 축소할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그는 "탄소 배출 감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시장의 이해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팀장은 "기업은 내부 감축 외에도 외부 감축 및 탄소 금융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국제 배출권 거래 시장과의 연계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