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증 대박' 쫓아 몰려든 불나방, 쥐꼬리만큼 벌거나 쫄딱 잃거나

'무증 대박' 쫓아 몰려든 불나방, 쥐꼬리만큼 벌거나 쫄딱 잃거나

이사민 기자
2022.07.28 15:42

[MT리포트]'무상증자 신드롬'③

[편집자주] 약세장 속 상한가 게임이 뜨겁다. 기존 테마주보다 몇 배 강하다. 주식시장이 워낙 안 좋다보니 더 두드러진다. 역사적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2000년 새롬기술부터 시장이 약하고 어려울 때면 이 테마가 빛을 발했다. 바로 '무상증자'다. 무상증자에 따른 기업가치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해도 무증 후 폭등을 목격한 투자자들은 불나방처럼 몰린다. 여느 테마주가 그렇듯 끝은 씁쓸한데 돌격을 멈추지 않는다. 금융당국까지 경보음을 울린 '무상증자 신드롬'의 그늘을 짚어본다.

上, 上, 上…

최근 시장에선 '무상증자=대박' 광풍이 분다. 무상증자를 결정하는 것만으로 주가가 폭등하는 종목들이 하나둘 늘면서다. 그러나 실제 통계를 살펴보면 '무증=대박' 공식은 허상에 불과하다.

올해 무증 공시만 52개...'1주 초과' 배정 기업, 이례적으로 많아

28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채널 카인드(KIND)에 따르면 올해부터 지난 27일까지 무상증자를 공시한 기업은 총 52곳이다.

무상증자를 단행한 기업 대다수는 코스닥 기업으로 모두 48개사다. 전체의 92.3%다. 코스피 상장사는 황금에스티(5,960원 ▼80 -1.32%), 대원제약(10,440원 ▲20 +0.19%), 국제약품(5,230원 ▲130 +2.55%), DL이앤씨(66,400원 ▼2,900 -4.18%) 등 4곳에 불과하다.

무상증자 공시 기업 52곳 중 기존 1주당 1주 이하의 신주를 배정하는 업체는 32곳으로 61.5%를 차지했다. 반면 '1 대 8'이란 역대급 무증을 단행한 노터스(1,278원 ▼4 -0.31%)처럼 1주를 초과하는 기업은 20곳(38.5%)이었다. 특히 1주를 초과하는 기업 중 2~4주를 배정한 기업은 13곳(25%)이었고, 5주 이상을 배정한 곳은 6곳(12.5%)으로 대부분 코스닥 상장사였다.

반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 다수는 1주 이하의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황금에스티(1 대 0.06), 대원제약(1 대 0.03), 국제약품(1 대 0.05) 등이 그렇다. 유일하게 DL이앤씨만이 1 대 1 무상증자에 나섰다.

무상증자는 무조건 '대박'? 무증 종목 평균 상승률 살펴보니…

무상증자는 말 그대로 주식을 공짜로 나눠주는 것이다. 그만큼 주가가 조정돼 할인이 적용되면서 기업 시가총액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기업가치에는 영향이 없다. 그러나 주가가 낮아 보이는 착시 효과가 나타나고 또 늘어난 주식 수만큼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일시적으로 주가가 폭등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 공구우먼(5,200원 ▼90 -1.7%), 케이옥션(3,290원 ▼60 -1.79%), 모아데이타(723원 ▲49 +7.27%) 등은 올해 무상증자 공시 당일 상한가를 쳤다. 그러나 올해 무상증자를 결정한 기업 전체를 살펴보면 무증 공시 다음날 주가는 평균 3.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권리락 발생일에는 실제로 주가가 폭등했을까. 27일까지 권리락이 발생한 45개 종목의 권리락 발생일 평균 주가 상승률은 6.61%였다.

수치로는 '플러스' 수익률이지만 여기에는 평균의 함정이 있다. 노터스, 공구우먼, 케이옥션, 조광ILI(43원 ▼11 -20.37%), 실리콘투(36,600원 ▼1,750 -4.56%), 모아데이타,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2,055원 ▼40 -1.91%), 비플라이소프트(1,148원 ▼14 -1.2%) 등 상한가를 친 종목들을 제외할 경우 평균은 1.59%로 낮아진다. 소수 종목을 제외하고는 권리락 효과가 주가에 끼친 영향은 실상 미미했다는 의미다.

일부 '대박' 종목조차도 시간이 지나면서 대부분 상승분을 반납했다. 27일 종가 기준 노터스는 지난달 13일에 기록한 장중 최고가(4만3950원) 대비 83.5% 빠졌다. 공구우먼(-75.6%), 케이옥션(-51.6%), 조광ILI(-49.2%), 실리콘투(-42.1%)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또 무상증자를 공시한 기업 중에는 IPO(기업공개) 새내기주가 대거 눈에 띄었다. 공구우먼, 모아데이타, 인카금융서비스 등 공모단계에서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종목들이 상장 이후에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자 무상증자를 통해 주가 반등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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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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