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알고 보니 비둘기였어?"…'서프라이즈' 가능성은?[오미주]

"파월, 알고 보니 비둘기였어?"…'서프라이즈' 가능성은?[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2.08.26 20:41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제룸 파월 연준 의장
제룸 파월 연준 의장

미국은 물론 전세계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는 잭슨홀 심포지엄이 시작된 2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강세를 나타냈다.

그것도 상당히 큰 폭이었다. 다우존스지수가 0.98% 올랐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1.41%와 1.67% 상승했다.

잭슨홀 심포지엄에 참석한 연준(연방준비제도) 주요 인사들의 발언이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는 매파적인 내용이었음에도 이날 증시는 올랐고 채권수익률은 떨어졌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날 3.105%로 두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이날 3.023%로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도 하락했다.

잭슨홀 심포지엄의 하이라이트는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26일 오후 11시)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이다.

매파적 연준에 증시 상승, 왜?

파월 의장의 연설 역시 매파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증시가 반등한 것은 미스터리다.

이에대해 라보뱅크의 수석 외환 전략가인 제인 폴리는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개선된 분위기, 하락한 달러 가치 등이 파월 의장의 연설 뒤에도 유지될 수 있을지 매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극단적인 매파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매파적이지 않다 하더라도 파월 의장의 연설은 상당히 매파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쏜버그 투자관리의 공동 투자팀장인 제프 클린겔호퍼는 "증시가 오늘 올라서 놀랐다"며 시장은 "단호하게 매파적인 연준"을 목격하게 될 것이고 "앞으로 수개월간 우리는 큰 폭의 시장 변동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 대부분이 이처럼 '매파적 파월'을 예상한다. 이례적인 예외가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이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잰 해치어스는 지난 23일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은 지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기자회견 후에 그랬듯이 이번에도 금리 인상의 속도를 둔화할 근거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연준은 이미 금리를 2번 0.75%포인트씩 인상했기 때문에 깜짝 놀랄만한 경제지표가 나오지 않는다면 9월에는 금리를 0.5%포인트만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파월 의장은 구체적인 인상폭에 대해선 얘기하지 않을 것이고 과도한 긴축의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언급할 것"이라며 "따라서 큰 폭의 금리 인상보다 좀더 완만한 인상이 더 논리적"이라고 지적했다.

JP모간 자산관리의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필 캠포리얼은 지난 23일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이 26일 연설에서 과도하게 매파적일 이유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인플레이션은 이미 정점을 쳤다"고 말했다.

'비둘기 파월' 기대하는 이유

이와 관련, 투자전문 매체인 배런스도 파월 의장의 연설이 지금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며 4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 파월 의장이 지난 7월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는 경제지표에 의존해 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26일 잭슨홀 연설에서 중요한 입장의 변화를 밝힐 가능성은 낮다는 점이다.

둘째, 지난 7월 FOMC에서는 2번째로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이뤄졌으나 이후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했던 발언들은 시장에 완화적으로 해석됐다는 점이다.

파월 의장은 당시 향후 금리 인상폭은 궁극적으로 둔화될 것이고 FOMC에서 경제활동의 약화 조짐에 대해 의논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을 완화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오류라며 7월 FOMC 의사록이 공개되면 매파적이었던 회의 분위기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FOMC 의사록이 공개된 이후에도 시장은 연준의 스탠스가 조만간 완화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를 꺾지 않았다. 다음 문구 때문이었다.

"(FOMC) 참여자들은 통화정책의 스탠스를 더 긴축하다가 어느 순간에 이르러서는 누적적인 정책 조정이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정책 속도를 둔화시키는 것이 적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배런스는 7월 FOMC 의사록이 완화적인 연준에 대한 기대를 꺾지 못했다면 파월 의장이 굳이 26일 연설을 통해 시장의 마음을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7월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와 마찬가지로 금리 결정은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 특히 8월 고용동향과 소비자 물가지수(CPI)에 달려 있다는 입장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미 4%에 도달한 그림자 금리

셋째, 그림자 금리(shadow rates)는 이미 4%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기준금리 2.25~2.5%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도이치뱅크는 양적완화(QE)나 양적긴축(QT), 선제적 안내(forward guidance) 등 연준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 효과까지 감안한 금리인 그림자 금리가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도이치뱅크가 산출하는 그림자 금리는 지난 1년간 4.3%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1981년 이후 최대폭이다. 이 때는 폴 볼커 당시 연준 의장이 1970년대 내내 미국 경제를 억눌렀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렸던 시기다.

도이치뱅크는 그림자 금리가 4% 수준에 도달한 만큼 연준이 9월에는 금리를 0.5%포인트만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하지만 CME(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리 선물 가격은 9월에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60%로 더 높게 반영하고 있다.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이 연준을 매파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만큼 연준이 조금만 완화적으로 물러서도 증시에 긍정적인 '서프라이즈'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넷째, 지난 6월부터 시작된 QT, 즉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가 9월부터 더 큰 규모로 전면 시행된다는 점이다.

현재 QT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다. QT는 2017~2018년에 단 한 번, 지금보다 완만하게 진행됐던 사례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QT는 9월부터 채권 축소 규모가 한달에 950억달러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2017년 QT 때 월간 채권 감소폭의 2배 수준이다.

QT는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재연장하지 않고 연준이 원금을 상환받는 식으로 이뤄진다. 다만 만기 도래 채권의 규모가 한달에 950억달러가 안 되면 단기 채권을 팔아 950억달러를 채운다.

이는 연준이 시중 유동성을 한달에 950억달러씩 조용히 흡수해 버린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굳이 잭슨홀에서 매파적 입장을 강하게 드러낼 이유는 없다는 지적이다.

배런스는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과 성장, 금융시장의 역학구조를 과도하게 억누르지도, 과도하게 강화하지도 않으려 노력하면서 균형을 잡아왔고 이런 이유 때문에 금리에 대한 선제적 안내까지 중단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26일 연설은 모호하고 해석의 여지도 많을 것으로 에상했다.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아야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디.

예를 들아 내티시스 투자관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잭 재내시윅즈는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폭을 둔화하겠다고 시사한다고 해서 이것이 완화적 메시지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파월 의장이 금리가 좀더 오랫동안 제약적인 상태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한다면 금리 인상폭을 낮춰 더 오래 금리를 올리겠다는 의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도이치뱅크는 그림자 금리가 4%에 도달해 9월에는 연준이 금리를 0.5%포인트만 인상할 수 있지만 결국 명목 기준금리는 그림자 금리를 따라가게 된다며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가 4.1%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기준금리 최고 수준보다 0.5%포인트 더 높은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너무 많이, 너무 깊이 해석하려 하지 말고 파월 의장이 강조한 대로 경제지표와 시장지표에 의존해 대응하는 것이 최선으로 보인다.

다만 파월 의장의 연설을 하루 앞두고 증시가 1% 안팎으로 상승했다는 것은 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25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시장을 포함한 4개 미국 거래소의 거래량이 92억9000만주로 일평균 119억7000만주에 크게 미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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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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