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경제는 아니잖아?"…연준, 시장 배려는 없다[오미주]

"증시가 경제는 아니잖아?"…연준, 시장 배려는 없다[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2.08.31 21:11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가 있었거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소개합니다.

미국 증시가 30일(현지시간) 3거래일째 하락했다.

지난 26일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매파적 잭슨홀 연설이 증시를 계속 짓누르는 가운데 예상보다 긍정적인 경제지표가 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이날 발표된 콘퍼런스 보드의 8월 소비자 신뢰 지수는 103.2로 전달 95.3에서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이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97.0을 웃도는 것이다.

노동부가 집계하는 기업들의 지난 7월 구인 규모 역시 1120만명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 1030만명을 크게 상회했다.

지난 6월 구인 현황도 1070만명에서 1100만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7월에는 기업들의 인력 채용 규모가 전달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늘어나며 고용시장의 초호황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31일에는 ADP의 8월 고용 보고서가 발표된다. ADP 고용 보고서는 오는 9월2일 나오는 미국 노동부의 8월 고용동향에 앞서 민간 부문의 취업자수 현황을 보여준다.

고용지표가 너무 좋게 나오면 오는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싯 채권 어드바이저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브라이스 도티는 마켓워치에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수요와 일자리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더 많은 일자리는 연준이 금리를 더 올려 경제에 타격을 가해야 할 이유가 된다"고 지적했다.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증시 파장을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발언을 쏟아낸 것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톰 바킨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0일 웨스트 버지니아주 헌팅턴 상공회의소에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경기 침체는 "분명한 리스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에 미칠 타격에 대해서는 금융시장이 "전체 경제는 아니다"라며 증시가 올해 하락하긴 했지만 2020~21년 코로나 팬데믹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상당폭 상승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29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시장에)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보고 사실상 기뻤다"며 "사람들이 이제야 인플레이션을 다시 2%로 낮추려는 우리의 목표가 얼마나 엄중한 것인지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통화정책과 대중을 향한 메시지 전달에서 시장, 특히 증시는 주요한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이른바 '페드 풋'(Fed put)의 관례를 깨는 것이다. '페드 풋'이란 시장이 급락하는 등 혼란에 빠질 때 연준이 금리 인하나 구두 개입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을 말한다.

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증시가 폭락하고 채권시장이 마비되면서 금융시장이 붕괴 상태에 몰리자 연준이 나서서 금리를 인하하고 시장에서 채권을 매입하는 양적 완화(QE)를 시작한 것이 대표적인 연준 풋이다.

연준은 2018년 금리를 올릴 때도 주식시장이 급락하자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이듬해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했는데 이 역시 '연준 풋'이다.

결국 '연준 풋'이란 시장, 특히 증시 반응을 예민하게 살피고 고려하는 연준의 태도를 의미한다.

바킨 총재와 카시카리 총재의 발언은 앞으로 정책 결정을 하는데 있어서 증시 반응은 후순위라는 공식적인 천명이나 다름 없다.

파월 총재가 잭슨홀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기업과 소비자들도 어느 정도의 고통이 불가피하다고 말하마 경제 성장조차 희생시킬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당분간 '연준 풋'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날 크레딧 스위스의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이클 스트로백은 증시에 대한 전술적 입장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전술적 입장이란 향후 3~6개월 증시에 대한 견해를 의미한다.

그는 "시장이 희망은 너무 많이 반영하고 경제 현실은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향후 수개월간은 투자자들에게 힘든 시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하고 리스크는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S&P500지수는 50일 이동선이자 심리적인 지지선인 4000선이 무너졌다.

CNBC의 시장 평론가인 마이크 샌톨리는 지난 6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이어진 서머(여름) 랠리 상승폭의 절반이 무너졌다며 전형적인 조정으로 여겨지는 수준의 하단까지 내려왔다고 지적했다.

많은 기술적 분석가들은 S&P500지수가 지난 6월16일 기록한 올들어 최저치인 3666.77을 깨고 내려가지 않으려면 3900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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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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