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

연말 증시에 기대했던 배당 효과마저 나타나지 않았다. 배당기준일을 이사회 이후로 변경하는 배당 선진화 정책의 영향도 있지만 불확실한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지속되는 정치 리스크, 원화 약세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산타랠리는 커녕 연말 배당 기대감도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26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0.85포인트(0.44%) 내린 2429.67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강보합권으로 출발했으나 이후 점차 낙폭을 확대하면서 약세로 마무리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2498억원 순매도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64억원, 1238억원 순매수하는 등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강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4.47포인트(0.66%) 하락한 675.64에 마감했다. 기관이 1600억원 순매수했으며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352억원, 197억원 매도 우위였다.
이날은 올해 연말 배당락일(배당 권리가 사라지는 날) 전날로 이날 장 종료시점까지 종목을 보유하고 있어야 연말 배당을 받을 권리가 주어진다. 통상 배당락 전날은 배당 기대감 등의 요인으로 지수가 강세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없었다.
주요 원인으로는 배당 선진화 정책이 꼽힌다. 기존에는 상법 규정으로 인해 12월 결산 상장사 모두가 배당기준일을 12월 말일로 정했지만 배당 금액을 모르고 투자하는 깜깜이 배당 문제가 발생한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배당일을 연말이 아닌 이사회에서 정한 날로 변경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제도 개선에 따라 주요 상장사들을 배당기준일을 연말이 아닌 이사회에서 정한 날로 변경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의 42.3%(1008개사)가 배당절차 개선 사항을 정관에 반영했고 지난해에는 109개 상장사가 변경된 절차에 따라 배당을 시행했다.
올해도 배당기준일 변경이 이어졌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 기업 중 지난해 연말 배당을 실시한 기업이 116개였으나 현재는 이 중 54개 기업이 이사회에서 정한 날로 배당기준일을 변경했다. 배당을 받을 수 있는 날이 분산되면서 연말 해당 효과도 이전보다 약해진 셈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펀더멘탈(기초체력)이 호전되거나 주주환원율 증가에 기인한 기업의 배당금 상향조정에 따른 배당 서프라이즈도 기대할 수 있었다"며 "배당 선진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그 효과 역시 감쇄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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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연말 배당을 유지한 기업들도 이날 주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연말 배당이 예정된 기업들은 △정상제이엘에스(5,830원 ▲30 +0.52%)(8%, 이하 예상 배당수익률) △도이치모터스(4,380원 ▲25 +0.57%)(7.6%) △현대엘리베이(86,900원 ▲2,300 +2.72%)터(6.7%) △제일기획(19,190원 ▲520 +2.79%)(5.9%) △키움증권(412,000원 ▲8,000 +1.98%)(5.8%) △KX(3,090원 ▲75 +2.49%)(5.7%) △KG이니시스(10,290원 ▲220 +2.18%)(5.2%) 등이다. 하지만 현대엘리베이터와 제일기획은 이날 하락 마감했고 다른 종목들도 강보합권에 머물렀다.
불확실성의 지속으로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산타랠리도, 연말 배당 효과도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우선 미국의 금리인하 속도조절 가능성으로 강달러 현상이 심화하면서 원화는 지속적으로 약세 압력을 받고 있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7.5원 오른 1465원에 거래됐다. 환율이 1460원대를 넘어선 건 리만 브라더스 파산 사태 이후 증시 변동성이 커졌던 2009년3월 이후 처음이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당초 국회 의결로 탄핵 리스크가 조기 매듭 지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 국가 신인도 및 외국인 자금 흐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리스크,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국내 경기 둔화 등 역시 원화 약세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