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의 3조8000억원 넘는 리스부채가 기업회생 절차와 맞물려 금융권의 화두로 부상했다. 홈플러스에 투자한 부동산펀드·리츠(Reits·부동산 투자신탁)들은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지만 금융권 전반에 가해질 충격은 제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홈플러스 점포) 가치의 50~60% 수준만 대출을 받아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20일 IB(투자은행) 업계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023년 회계연도 말(2024년2월) 기준 리스부채가 3조8501억원에 달한다. 연간 리스부채 관련 지출액은 4516억원 규모다.
홈플러스가 운영하는 126개 점포 중 약 절반은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1조3000억원 한도 차입을 하고 담보로 제공한 점포다. 나머지는 매각 후 임차계약(세일 앤 리스백)을 맺은 점포다. 해당 세일 앤 리스백 계약에서 발생한 홈플러스의 임차료 지급 의무가 대규모 리스부채의 핵심으로 추정된다.
세일 앤 리스백은 MBK파트너스가 2015년 7조2000억원을 동원해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추진한 자산 유동화 회수 전략의 핵심이었다. 호황기에는 효과적이었으나 유통업 불황으로 홈플러스 재무에 큰 부담이 됐다.

홈플러스 점포를 매입했던 주체는 부동산펀드·리츠와 시행사·건설사로 구분된다. 이들은 홈플러스에 점포를 빌려주고 받는 임대료를 기반으로 배당금을 지급하고 대출을 상환해왔다. 그러나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임대료 수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법원이 회생과정에서 특정 매장 폐점을 결정할 경우 기존 임대차 계약은 효력을 잃을 수 있다. 펀드와 리츠에 타격이 불가피하다00.
KB사당리테일위탁관리리츠, KB평촌리테일위탁관리리츠는 최근 임차인인 홈플러스 관련 매출채권 부실 가능성이 있다고 공시한 상태다.
홈플러스 전주효자점을 매입한 이지스코어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126호는 오는 8월 1000억원 상당의 대출 만기를 앞뒀다. 홈플러스 울산점, 구미광평점, 시화점을 매입한 유경공모부동산신탁제3호는 내년 2월 대출 만기를 앞두고 있다.
시행사·건설사는 임대수익보다는 점포 폐점 후 개발을 목적으로 매입한 경우가 많다. 임대료 수입이 중단되더라도 장기적으로 부동산 개발을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부동산펀드·리츠보다 홈플러스 사태로 받는 영향이 제한될 것으로 추정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펀드·리츠의 경우 출자원금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부동산펀드와 리츠에 대한 (금융권이 집행한) 대출은 LTV(담보인정비율)가 50~60% 수준으로 낮아, 대출 원금 회수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