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사업 갤러리아면세점 터, 마케팅 출발선으로 부활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프랑스 파리 유명 미술관인 퐁피두가 소장한 미술작품을 내년부터 만날 수 있다. 퐁피두는 20세기 초반 이후 현대 미술 작품을 소장한 세계적인 미술관이다. 63빌딩을 소유한 한화 그룹 차원에서 마케팅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문화재단은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퐁피두 서울)' 설립을 위해 63빌딩 별관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있다.
퐁피두 서울 개관을 앞두고 한화문화재단은 이성수 전 한화정밀기계 대표를 이사장으로 선임, 외부전문가들을 위촉해 이사진을 새로 꾸렸다.
개장은 내년으로 잡았다. 2023년 프랑스 현지에서 퐁피두센터와 파트너십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당시 개관 시점을 10월로 정했지만 올초 주한 프랑스대사관 측에서 개관을 1년 연기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퐁피두센터는 향후 5년간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를 단행한다. 이에 소장품을 세계 각지에서 전시해 수익을 내고 작품의 가치도 높인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퐁피두 서울에서는 퐁피두 소장품 전시 외에도 자체 기획전시를 연 2회 별도로 개최할 예정이다.
퐁피두 서울을 열기 위해 한화문화재단은 퐁피두 측에 브랜드 이름 사용 조건으로 총 280억원 규모 로열티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르주퐁피두국립예술문화센터에 지급한 로얄티 선급금은 지난해는 76억원, 2023년에는 72억원 등으로 총 계약 규모의 절반가량을 지불한 상태다.
퐁피두 서울 공사는 한화 건설부문이 아닌 쌍용건설이 주도하고 있다. 한화문화재단은 공사비로 지난해에만 109억원을 투입했다. 이에 앞서 한화문화재단은 설계를 맡았던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에 16억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공사 자금은 한화그룹 계열사들이 낸 기부금으로 마련했다. 한화문화재단은 한화투자증권과 한화생명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금융사를 비롯해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토탈에너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계열사로부터 매년 기부금을 받았다. 공사를 착공한 지난해 총 기부금은 452억원으로 직전년도 기부금(143억원)의 3배가 넘는다.
업계에선 한화그룹이 퐁피두 서울을 통해 실패한 면세점 사업을 만회하고, 한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마케팅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63빌딩에 입점해 있던 '한화갤러리아면세점63'은 개점 후 3년간 누적 영업 손실이 1000억원가량 쌓여 2019년 9월 철수했다. 2015년 7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면서 신사업으로 주목 받았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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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문화재단은 오랜 기간 미술품 업무에 집중해왔다. 2007년에는 공익 목전 전시회를 위해 미술관을 열기도 했다. 현재 보유 중인 미술품 순자산 가치는 취득원가 기준 45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퐁피두가 철수한 뒤 퐁피두 서울은 자체보유한 미술품이나 여타 미술품 전시 장소로 활용될 수도 있다"면서 "미술품은 비영리 목적의 자산으로 법인세 비용을 처리할 때와 달리, 재단의 업무용 자산으로 잡을 경우 법인세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