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전인미답의 3400대에 올랐다.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면서 '신고가'를 기록하는 종목이 속출했다.
코스피가 3200선 전후의 '박스피'를 벗어난 것은 지난 8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현행 50억원으로 유지할 것을 건의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이 나오면서부터다. 정부 세제개편안에 들어간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하향이 철회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 심리가 살아났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주주를 얼마까지 인정할 거냐는 문제는 주식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나흘 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석 민생안정대책 당정협의에서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유지한다고 공식화했다.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코스피 지수는 6거래일 동안 내리 6.31% 올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동안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던 한국 증시 밸류에이션이 제자리를 찾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MSCI(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 기준 코스피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0.87배에 불과했으나 최근 1.2배까지 상승했다. 10년 평균 PBR 배율은 1.04배로, 미국시장(3.9배), 선진시장(2.8배), 신흥시장(1.7배)보다 크게 낮다.
하지만 대주주 양도세 '원복(원상복귀)'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증시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의 유효기간이 이제 한 번 더 연장됐을 뿐이다. 궁극적으로 기업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상장사들에게 대내외 상황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은 SK하이닉스를 빼고 볼 때 역성장했다. 한·미 관세 협상은 다시 어두운 터널로 진입하는 모습이고,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등 주요국 정경 불안이 언제든지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은 결코 유리하지만은 않은 새로운 노동정책과 환경규제까지 받아들여야 한다.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만 매진할 수 있게 정부가 기대와 신뢰를 심어주는 것. 코스피가 4000을 넘어 5000에 도달하기 위한 또다른 필요조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