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국내 금 시세도 다시 역사적 고점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증권가는 정치, 경제적 불확실성을 근거로 금값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며 낙관론을 제시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트로이온스당 3695.39달러까지 치솟아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과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수준을 넘어섰다. 금 가격은 3682.2달러에 마감하며 종가 기준으로도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국제 금값이 요동치자 국내 시세도 동반 급등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 금 시장에서 금 99.99% 1kg은 g당 16만9000원에 마감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건 금리인하 기대감이 한몫하고 있다. 금리가 낮아질 경우 달러 자산 매력은 떨어지고 금의 상대적 투자가치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금리 인하는 시장에서 경기 둔화 신호로 받아들여져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해 금값 상승세를 부추긴다.
CME(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와치에 따르면 이번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25bp(1bp=0.01%p) 내릴 확률은 95.9%에 달한다. 빅컷에 해당하는 50bp 인하 가능성도 4.1%로 점쳐지고 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금리 동결 가능성은 14.6%, 50bp 인하 가능성은 0%에 그쳤다.
각국 중앙은행도 금값 랠리에 불을 붙였다. 특히 중국, 폴란드, 튀르키예, 카자흐스탄, 체코 등이 금 매입을 적극적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방의 러시아 외환보유고 동결 조치는 미국 달러 자산 신뢰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해 전 세계 중앙은행 금 보유 순증 규모는 2015~2019년 연평균 130톤에서 2022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연평균 260톤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며 "올해 들어 경기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한 금 매수도 두드러지며 금 가격 신고가를 이끄는 배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개인들 사이에서는 지금이라도 금을 사야 할지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금 가격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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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B(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간 갈등이 이어질 경우 금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최대 5000달러(한화 약 7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다올투자증권은 금 가격은 통화정책과 역관계, 재정정책과 정관계를 가지고 있어 트럼프 2기가 종료될 시점 금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9850달러(약 1400만원)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훈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5년 뒤 미국 국가부채는 55조달러, 장기 중립금리 3%를 감안하면 이런 결과가 나온다"며 "코인이 달러를 대체하는 실제 통화 수단으로 자리잡으면 금 가격 상승에 제동이 걸릴 수 있으나 코인의 구조적 특성상 장기 성공 가능성은 낮게 본다"고 밝혔다.
유럽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금 가격이 내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국가부채를 둘러싸고 프랑스 내 정치적 갈등이 극심해지는 가운데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12일(현지시각) 프랑스 국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강등했다. 프랑스 국채 금리는 프랑스 우량 회사채 금리를 웃돌며 국가 신뢰가 기업보다 낮게 평가돼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금 가격은 재차 랠리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KB증권은 올해 하반기 금 가격 목표를 3700달러, 내년에는 4000달러를 목표로 제시한다.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연준이 연내 금리를 2차례 인하한다면 상향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