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15조원 규모 시작으로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 발행이 채권 시장 수급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재명 정부가 국민성장펀드를 150조원 규모로 윤석열 정부 계획 대비 50조원 늘리면서 정부보증 첨단전략산업기금채가 시장에 풀린다.
2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1년 만기 산업은행채(산금채) 금리는 전날 2.526%로 마감했다. 전월 대비 3.5BP(1BP=0.01%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3년 만기 한전채는 2.650%로 1.7bp 올랐다. 산업은행채와 한전채는 첨단전략산업기금 채권의 향배를 가늠하기 위한 비교군으로 최근 자주 거론되는 채권들로 금리가 소폭 올랐다. 채권 금리 상승은 가격 하락을 뜻하며 매수 수요가 부족하다는 신호다. 3년만기 회사채는 AA-와 BBB-등급이 각각 2.898%(-1.6bp), 8.744%(-0.8bp)를 나타냈다.
시장이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 발행에 신경을 쓰는 이유는 공급 규모와 과거 경험 때문이다. 시장은 지난 2022년 한전이 연간 31조8000억원(순발행 27조1000억원)을 발행하며 발행금리 상승과 하위 섹터 크레딧채권 수요가 잠식되는 효과가 벌어졌다고 본다. 정부는 3월 50조원 기금 신설을 발표했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정부 측 75조원으로 확대해 총 150조원을 목표로 세웠다. 계획이 커진 만큼 실제 연도별 물량과 만기 구조를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시장 체감에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대규모 채권 발행 물량을 흡수하는 은행권의 여력을 주시하고 있다. 김상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150조원 중 75조원은 산업은행이 첨단전략산업기금 채권 발행을 통해서 충당할 계획"이라며 "은행은 출자와 기업대출을 확대하고 증권사는 모험자본 투자를 늘릴 전망"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은 "연기금은 투자풀 확대가 예상된다"며 "산은채 중심 초우량물 발행 증가로 수급상 우려는 높아질 수 있지만 기업들은 초저리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조달비용 하락이 기대된다"고 했다.
다만 과거 한전채 공급 확대와 비교해 우려할 지점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첨단기금채권이 한도인 15조원 전액 발행되더라도 2022년 한전채 순발행 규모 절반 수준에 그친다"며 "첨단기금채권은 위험가중치 0%가 적용되는 정부보증채로 은행들의 투자 매력이 높다. 내년부터 바젤Ⅲ 관련 위험가중자산(RWA) 최저한도가 단계적으로 상향되면서 은행권의 위험가중치 0% 채권 수요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했다.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의 금리 수준은 산금채(산업금융채권)와 비슷할 것으로 관측됐다. 김 연구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이 산업은행의 산업금융 지원 역할을 일부 대체하면서 산금채 발행 수요를 일정 수준 줄일 수 있다"며 "기금의 지원을 받는 10대 첨단산업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수요 역시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