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산 뒤 '특징주' 써 111억 번 기자 일당 구속

주식 산 뒤 '특징주' 써 111억 번 기자 일당 구속

지영호 기자
2025.11.23 12:00

9년간 2000건 이상의 기사를 쓰면서 선행매매를 해 100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긴 전직 기자와 증권사 출신 전업투자자가 구속됐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국(이하 특사경)은 23일 이런 방식으로 선행매매를 한 전직 기자 A씨와 A씨로부터 기사를 전달받아 선행매매에 동참한 증권사 출신 전업투자자 B씨를 구속하고 기소의견으로 지난 21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특사경에 따르면 A·B씨는 거래량이 적거나 주가변동성이 큰 중·소형주 위주로 종목을 선정하거나 A씨가 취재 과정에서 취득한 상장기업의 호재성 정보를 이용해 특징주 기사를 작성·공유했다. A씨는 IR(기업공개)대행업체나 홍보대행사 등으로부터 상장기업의 홍보성 보도자료를 얻기도 했다. 그러면서 IR사업 명목으로 여러 언론사의 기사 송출권을 부여받아 배우나 이름이나 가상의 이름으로 기사를 작성해 보도하고, 보도 전 B씨에게도 전달했다. 또 A씨는 친분관계를 이용해 다른 기자 C씨로 부터 보도되기 전 기사를 전달받아 선행매매에 이용하기도 했다.

A·B씨는 차명계좌를 이용해 보도 전 해당종목을 매수하고 미리 고가의 매도주문을 제출하거나 보도 직후 고가에 매도하는 방식으로 시세차익을 실현했다. 이런 방식으로 이들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1058종목, 2074건의 기사를 이용해 111억8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는게 특사경의 설명이다.

앞서 금감원은 제보 등의 단서를 통해 기획조사에 착수해 전·현직 기자의 특징주 기사를 이용한 선행매매 정황을 다수 포착하고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을 거쳐 관련자를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지난 3월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이 사건을 넘겨받은 금감원 특사경은 언론사 4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과 디지털포렌식 분석 등의 작업을 진행하는 등 15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이번 사건이 특징주 기사가 배포되면 증권사 HTS와 포털사이트 뉴스 등을 통해 기사가 순간적으로 퍼지면서 일반투자자의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되는 기사의 파급력을 이용한 사건으로 자본시장법 178조 '부정거래수법'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사 제목에 '특징주' '관련테마주' '급등주' 등이 언급돼있더라도 기업의 공시사항, 주가상승 요인을 면일히 확인하는 등 신중한 투자판단이 필요하다"며 "기자를 포함한 언론계 종사자들도 호재성 기사를 이용해 선행매매하는 경우 부정거래 등 불공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는 점을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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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산업2부장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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