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김명년](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5/12/2025120515362065990_1.jpg)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최근 '환율(FX) 트리거' 상품에 대한 우려 나온다. 계약 구조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내 경제를 흔든 '키코(KIKO)' 상품과 유사하다. 대부분 1490원을 기점으로 옵션이 발동하는데, 대기업들도 가입돼 있어 긴장감이 높아진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는 전거래일 대비 4.7원 내린 1468.8원을 기록했다. 지난 4일에는 1460원대를 오가던 원/달러 환율이 튀면서 1470원대로 올라섰었다.
원/달러 환율이 다시 1470원대를 오가면서 금투업계에서는 환율 트리거 상품의 옵션 실행 여부에 주목한다. 이 상품은 국내 수출 기업 일부가 금융사와 맺은 파생상품 계약이다. 환율이 일정 범위 안에 있으면 기업들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환전을 해주지만 특정 기준을 넘어가면 시장 환율 보다 낮은 가격에 달러를 계약을 한 금융기관에 매각하는 구조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외국계 은행 두 곳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환율 트리거 상품 계약 규모는 28건 4480만달러(약 660억원)로 나타났다. 주요 수출 대기업들이 이 상품에 가입한 경우도 있었다. 다른 금융기관 계약 사례까지 파악해보면 계약 건수와 계약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 상품이 주목을 받는 건 옵션 실행 기준점이 원/달러 환율 1490원과 1500원이어서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인덱스가 98~99에 머무는 상대적 약달러 환경에서도 1470원선 안팎이다. 1480원선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었다. 시장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는 상황이어서 환율 트리거 상품과 연계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특히, 환율 트리거 상품의 구조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시장을 흔들었던 키코 상품과 유사하다는 의견들이 있어 금투업계 관계자들이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다만, 키코 상품은 기준점을 넘어가면 환차손의 2~3배를 계약기간이 끝날때까지 금융기관에 지불해야 했던 레버리지 성격의 상품이었다. 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환율 트리거는 같은 기준점을 넘어도 옵션이 시장 환율보다 낮은 가격의 달러 매각에 그친다. 키코 대비 손해가 제한적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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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기업들의 경우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아 해외에서 가격경쟁력이 생기고, 원화 환산 실적도 좋아진다. 환율 트리거로 인한 손해 상쇄도 일정부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해 기업들이 상품에 가입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키코와 동일한 구조의 상품은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모두 판매하지 않고 있다"며 "환율 트리거 상품도 일부 외국계와 지방 은행들이 판매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