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슬라(농기계와 테슬라의 합성어)'로 불리며 농기계 제조·판매 강자로 자리매김한 대동이 김준식 대동그룹 회장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눈덩이 부채로 골머리를 앓았던 대동의 자산건전성은 일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해 있는 대동은 내년 16일 신주 213만2827주를 발행한다. 총 202억6560원어치로, 발행된 신주는 대동의 종속기업인 대동기어(코스닥 상장사)의 주식을 매입하는 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신주는 모두 김 회장을 대상으로 발행된다. 김 회장이 보유한 대동기어 주식 모두(117만6060주·지분율 13.09%)를 현물로 출자하고 그 대가로 대동의 주식을 받는 거래다. 김 회장의 사재를 털어 대동의 주식을 매입하는 셈이다. 김 회장의 대동 지분율은 기존 21.99%에서 27.83%로 확대된다.
대동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유증의 목적을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경영 안정화'라고 밝혔다.
대동이 발행한 신주 1주당 액면가액은 1000원이다. 발행가액(9471원)에서 액면가액을 차감한 8471원은 자본잉여금(주식발행초과금)으로 분류된다. 이 금액은 정관이나 주주총회의 결의를 거쳐 결손보전, 무상증자 등 재원으로 활용 가능한 일종의 법정준비금이다. 일부는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할 수도 있다.
대동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월 말 마이너스(-)630억원에서 9월 말 -817억원으로 악화했다. 투자활동현금흐름도 같은 기간 -98억원에서 –267억원으로 손실이 확대됐다. 이 기간 재무활동에서 단기차입금 증가분은 4949억원에서 7819억원으로 커졌고, 사채 증가분은 482억원에서 887억원으로 확대됐다.
농기계 사업은 일반적으로 매출원가가 높고, 영업이익율은 낮다. 이런 상황에서 회수되지 않은 매출채권(손상차손 합산 총 장부금액)은 지난 9월 말 별도 기준 5500억원으로 전년동기(4677억원) 대비 17.6% 증가했다. 이 기간 미수금(장부금액)은 145억원에서 188억원으로 늘었다.
계열사(농기계 구입 고객 포함)에 대한 대동의 채무보증액은 9월 말 기준 1796억원으로 1년 새 2.4배 커졌다. 유증의 현물출자 대상이었던 대동기어에도 대동은 200억원 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을 서고 있다. 계열사 부실이 심화하면 그룹사인 대동이 폭탄 채무를 떠안게 되는 우발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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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대동은 지난 9월 9일 이사회에서 150억원 규모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교환사채(EB) 발행을 결정하기도 했다. 해당 EB를 발행하기 위해 대동은 다소 불리한 조건을 걸었다. EB가 상환되지 않는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할 경우 대동이 채권자에게 원금과 이자를 물어주는 약정이다. 연체이자는 연복리 12%로 사채 만기일(지급기일)부터 일할계산해 지급해야 한다.
주식자본시장(ECM) 업계에서는 대동이 업황 경쟁 상황에서 자금 사정이 악화하면서 EB와 같은 메자닌에 손댔고 이마저 어렵게 성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메자닌은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경우 활용하고 상황이 더 악화되면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한편 김 회장의 대동기어 주식 납입일은 오는 29일로, 이날은 대동기어의 배당락일이다. 배당락일에 대동기어 주식을 납입하는 경우 김 회장은 대동기어에서 배당받을 수 있다. 이 부분을 내년부터 대동에서 배당받게 되면 김 회장이 수령하는 배당금은 지금보다 더 많아진다. 이번에 맞교환해 받은 대동 주식 수량은 대동기어 대비 2배가량 많고, 1주당 배당금은 2.5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