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들 주가가 원/달러 환율 하락이라는 좋은 재료에도 상승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있다. 고환율 해소 분위기가 연말을 지나 내년 초까지 이어져야 투자매력이 더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에서 KRX 은행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91% 하락한 1303.78에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위협하던 지난 22일 1320.84보다 오히려 더 떨어졌다.
개별 은행주들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22~30일) KB금융(157,400원 ▼600 -0.38%)이 12만6500원에서 12만4700원으로, 신한지주(100,000원 ▲100 +0.1%)가 7만8600원에서 7만6900원으로, 우리금융지주(35,050원 ▲200 +0.57%)가 2만8450원에서 2만8000원으로 주가가 내려갔다.
일반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면 은행들에게는 호재다. 고환율은 외화부채가 많은 은행들에게 환차손을 입힐 수 있고, 자기자본비율(BIS)의 분모가 되는 위험가중자산(RWA)도 확대시킨다.
분모가 커져서 BIS가 하락하면 건전성 부담이 제기된다. 여기에 외화 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금리와 환율 영향을 받는 대출자들의 상환 부담까지 커지면 건전성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걱정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지난 주 우리 정부와 외환당국은 고환율과 관련한 강력한 구두 개입과 국내에 복귀한 해외 투자자금에 대한 세제혜택,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등의 조처를 하며 환율 하락을 시도했고 어느 정도 결과를 만들어 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우호적 환경임에도 은행주들이 잠잠한 이유와 관련해 원/달러 환율 하락이 정부의 고강도 대책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시각이 작용했다고 본다. 고환율 완화 분위기가 지속돼야 은행주에 대한 관심도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인 것.
다만, 국내외 자본시장 전문가들이 내년 우리 경제의 자금 흐름을 올해보다 좋게 보는 점은 긍정적이다. 글로벌 금융사 씨티의 김진욱 연구원은 "2025년에는 자본 유출이 원화 약세의 주원인이었지만 2026년에는 WGBI(세계국채지수) 편입으로 대규모 자금 유입과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자본 흐름이 개선될 것"이라며 "향후 6~12개월 내 1430원 수준에서 안정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되는 모습이 연말에 그치지 않고 내년 1분기에도 이어지면 은행주의 투자매력이 한층 더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