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거래소 업계는 정부가 제안한 거래소 최대주주 지분율 제한에 대해 여당 내 유보 기류를 확인하고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 규제안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당정간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논의 도중 예고 없이 등장해 업계 반발을 샀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간사 안도걸 의원은 이날 오후 비공개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최대주주 지분율 제한조항에 대한) 많은 의원들의 생각은 글로벌 스탠다드(표준)에 맞는 시장 친화적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정문 의원(TF 위원장)은 "여러 의원안엔 들어있지 않았는데, 금융위원회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협의하게 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미 늦은 법안 통과가 더 오래 걸릴 수 있어 다음 입법에 반영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는데, 한편으론 거래 집중화·독과점화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서 조금 더 논의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물리적인 시간 제약과 입법 전략상 곤란한 측면이 있지만, 많은 의원들의 의견이 있어 해소하는 방향으로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최대주주 지분율 제한이 해외 규제흐름과 어긋난다는 주장은 국내 업계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내세운 핵심 근거다. 안 의원이 전한 회의 상황은 TF가 업계 반발을 사실상 수용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선 입법 도중 다른 규제가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의원의 발언 맥락이 학계에서 제기한 우려와 일치해서다. 지난 16일 TF 주최로 열린 국회 토론회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가상자산거래소에 금융사와 동등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나 공시 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추후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은 환영한다"면서도 "가상자산 거래는 통신·에너지·전력처럼 공적 영역이나 생활 필수요소에 해당하지 않는데,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제한하려는 조항 취지가 무슨 맥락인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시간을 벌었다"면서도 "전개양상을 보면 금융당국이 비판받아야 한다. 기습적인 정책입안"이라고 했다.
TF는 다음달 말 국회 본회의 법안 상정을 목표로 당론화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안 의원은 "다음달 초까지 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