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으로 투자하는 시대...투자상품 비중 25%까지 껑충

퇴직연금으로 투자하는 시대...투자상품 비중 25%까지 껑충

김은령 기자
2026.01.25 13:51
업권별 퇴직연금 적립금/그래픽=임종철
업권별 퇴직연금 적립금/그래픽=임종철

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원 돌파를 눈 앞에 뒀다. 특히 은행에서 증권으로, 원리금 보장 상품에서 실적 배당형 상품으로의 이동이 빨라지고 있다. 퇴직연금으로 자산을 불리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시중 금리가 낮아지면서 원리금 보장 상품의 수익률도 낮은 수준에 머물고 ETF(상장지수펀드) 등 퇴직연금을 통한 투자가 용이해지면서 이같은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25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496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6.3% 늘었다.

모든 업권의 적립금이 증가했지만 특히 증권업권 비중이 커지며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 증권사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적립금 합계는 131조5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26.5% 증가했다. 반면 은행업권과 보험업권의 증가율은 15.4%, 7.4%에 그쳤다. 업권별 비중은 은행업권이 52.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증권업권은 26.5%, 보험업권이 21.1%를 나타냈다. 은행, 보험업권의 비중이 0.4%p, 1.7%p 하락한 반면 증권업권 비중은 2.1% 상승했다.

확정기여형(DC)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KB국민은행을 제치고 적립금 1위 사업자가 되기도 했다. 증권사가 DC형 적립금 1위가 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 한 해 퇴직연금이 가장 많이 늘어난 사업자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이었다. 이어 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삼성증권 순이다.

퇴직연금을 통해 자산을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정책들이 반영된 결과다. 지난 2023년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도입에 이어 2024년 10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가 본격화 되면서 업권별 자산 이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실적 배당형 상품, 즉 투자형 상품 적립금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퇴직연금 투자형 상품 적립금은 123조2000억원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전년대비 63.8%나 늘었다. 원리금 보장 상품 적립금은 373조6000억원으로 6.1% 늘어나는데 그쳤다. 투자형 상품 비중도 처음으로 20%를 넘어 24.8%까지 늘었다.

지난해 시중금리는 낮아진데 비해 국내 증시가 호조를 보이며 실적배당형 상품 수익률이 크게 개선된 영향도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초 3.8% 수준에서 현재 3.1%대로 낮아졌다.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서 반등했지만 작년 하반기에는 2.5%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하며 지난해 초 대비 2배 이상으로 올랐다.

이같은 추세는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퇴직연금를 통한 ETF 투자가 늘어나고 있고 수익률 개선을 위한 제도 개편안도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장기 수익률이 연 평균 기준 2%로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며 수익률을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꾸준히 일어나고 있고 ETF 등을 통한 투자 편의성이 높아져 퇴직연금으로 노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의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수익률이 높은 사업자, 상품으로의 이동 수요가 늘면서 업계 경쟁도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