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역대급 '팔자'에 개미 "지각 만회하자" 폭풍 쇼핑…결과는?

외인 역대급 '팔자'에 개미 "지각 만회하자" 폭풍 쇼핑…결과는?

김창현 기자
2026.02.05 16:31
역대 코스피 개인 순매수·외국인 순매도·기관 순매도 순위/그래픽=김지영
역대 코스피 개인 순매수·외국인 순매도·기관 순매도 순위/그래픽=김지영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국인투자자와 개인투자자 수급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엇갈렸다. 증권가에서는 AI(인공지능) 관련 불확실성 확대와 글로벌 기술주 조정이 외국인투자자 매도를 자극한 반면 개인투자자는 FOMO(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가 작용하며 단기 조정을 매수 기회로 인식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5조217억원을 순매도하며 사상 최대 매도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6조7639억원 순매수하며 사상 최대 순매수에 나섰다. 외국인투자자와 개인투자자 매수·매도 규모가 동시에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며 수급 간 괴리도 역대급으로 벌어졌다.

증권가에서는 간밤 미국 증시에서 주요 기술주가 동반 하락한 점이 외국인투자자의 직접적인 매도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AMD는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1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는 점이 부각되며 시장에서 민감히 반응했다. AMD 주가는 17% 급락했고 ASML은 4%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 다른 반도체주도 3% 하락했다. 이에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역시 장중 낙폭을 확대해 4% 하락 마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불거졌던 AI 버블 우려가 미국에서 다시 불거지고 있다"며 "다만 지난해 연말에도 그랬듯 AI 기술 자체에서 나오는 문제라기보다 오픈AI와 엔비디아 간 칩 공급 계약을 둘러싼 협상 과정에서 오픈AI가 협상 우위를 확보하고자 엔비디아를 향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AI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확대·재생산돼 기술주가 충분히 오른 상황에서 차익 실현에 나설 명분이 생긴 것"이라며 "외국인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 시장이 기술주 시장으로 묶이는 만큼 마찬가지로 수익화에 나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최근 원자재와 암호화폐 가격이 동반 급락하며 외국인투자자 포지션 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동일 투자 바스켓에 포함된 한국 주식 자산에서도 기계적인 매도가 나타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은·비트코인과 코스피가 함께 묶인 포지션에서 변동성이 확대되자 위험관리 차원에서 동시 청산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외국인투자자 주식 매도가 확대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글로벌 자산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단기 포지션 축소도 외국인투자자 매도세를 키운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조정 국면을 매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부터 코스피에 순유입하기 시작했던 외국인투자자와 달리 개인투자자들의 유입 시점은 상대적으로 늦었던 탓이다. 여기에 국내 증권사뿐 아니라 그간 국내 증시에 보수적이었던 외국계 증권사들까지 코스피 목표치로 5000~7500까지 제시하며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FOMO 현상이 개인 매수 심리를 한층 더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은행에서 예·적금을 해지하고 주식 투자로 자금을 이동하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 매수세는 앞으로도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외국인투자자 수급 유출이 일시적 현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외국계 기관 주니어급들만 참석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 한국 증시 섹터 로드쇼에는 리서치 헤드들이 직접 나와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며 "주요기업 실적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여전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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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현 기자

안녕하세요. 증권부 김창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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