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코스피 5000, 자산 패러다임 대전환③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이 부동산 대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증시 활성화는 부동산에 묶여 있던 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자금이동)를 유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자본시장에 모인 자금은 다시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 국가 전체의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지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부동산을 대체할 투자 수단으로 주식을 내세워 집값을 잡고 국가 경쟁력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서 엿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시장 정상화가 가능한 근거로 "이전에는 부동산이 유일한 투자수단이었지만 이제는 대체투자(주식) 수단이 생겼다"며 "땅·건물만 사려고 하는 것을 유용한 금융자산인 주식시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다. 조금은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증시 활성화로 주식에 투자하려는 자금이 몰리면 자연스럽게 부동산에 있던 자금이 이동해 집값 안정화를 이룰 수 있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그야말로 증시 활성화로 부동산을 잡겠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계의 저축은 기업과 정부의 경제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가계는 부동산 중심으로 자산이 형성돼 있어 생산성이 높은 산업으로 자금 공급이 이뤄지기 어렵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 가계의 자산은 금융자산이 35%, 비금융자산이 65%를 차지한다. 금융자산이 60%를 웃도는 미국·일본과 대조적이다.
학계에선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이 활성화되면 혁신기업을 중심으로 민간부문의 성장세를 촉진하고 경제성장을 뒷받침한다는 점은 이미 연구 결과로 증명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정부는 생산적 금융 대전환을 전면에 내세워 각종 정책을 펼치고 있다. 증권사가 모험자본을 공급·중개하는 핵심 플레이어로 역할을 부여하기 위해 IMA(종합투자계좌)·발행어음 등 지정·인가를 진행했다. 개인도 모험자본 투자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AI(인공지능)·반도체·바이오 등 국가성장산업에 투자하는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등도 마련했다. 우리 경제가 자산가격 상승에만 기대던 모델에서 기업의 가치 창출을 통한 성장 모델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기업도 스스로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활동에 나섰다.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SK하이닉스(933,000원 ▼62,000 -6.23%)는 14조원대 대규모 주주환원을 발표했고 삼성전자(180,100원 ▼8,900 -4.71%)도 6조1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 3조800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 등을 결정했다. 이런 변화에 코스피는 5000을 훌쩍 넘어섰다. 기업가치 제고 유망 기업 등을 모은 밸류업 지수는 지난달 30일 2330.7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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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의 자금도 증시로 이동하는 추세다. 투자자들이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사 계좌로 자금을 이체했거나 주식 매도 뒤 그대로 두고 있는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30일 기준 100조원을 넘어섰다. 빚투(빚내서 투자) 지표인 신용공여잔고도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자본시장으로 머니무브를 촉진하기 위한 과제도 남아있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가계의 노후소득 준비 수준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금 적립에 대한 세제혜택 강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며 "미국의 퇴직연금 제도 401(k)의 연간 납입 한도가 지난해 기준 7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이런 인센티브는 가계 자산이 실물경제로 유입되는 선순환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수준의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제공해 투자자 신뢰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최근 기업의 주주환원 확대,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 노력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