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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과학(Big Science) 기업을 표방하는 모비스(5,660원 ▼270 -4.55%)의 경영권 매각이 최종 무산됐다. 매각 계획 발표 후 상승세를 타던 주가도 제자리로 돌아왔다. 회사는 딜 결렬 직후 전환사채(CB) 소각 카드를 꺼내 들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매각 대상자였던 혁신자산운용과 소송 공방전이 시작된 가운데 주주 이익을 중심으로 한 후속 조치에 관심이 쏠린다.
◇가속기 제어기술 데뷔, 상장 후 9년 연속 적자
모비스는 지난 2000년 4월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기업이다. 2017년 하나금융8호스팩(SPAC)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가속기 정밀 제어 시스템(LLRF) 등 거대과학 시설에 들어가는 핵심 제어 장비를 주력으로 한다. 상장 당시 포항 방사광가속기,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등 국책 사업 레퍼런스를 앞세워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다만 정부나 국제기구 주도의 대형 프로젝트에 의존하는 특성상 수주 공백기가 길었고, 고정비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모비스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 상장 원년인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잠정 매출은 51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손실은 22억원으로 여전히 적자 상태다. 당기순손실은 3억원으로 자회사 ADM코리아 지분을 매각해 92억원 순이익을 본 지난 2024년 대비 급감했다.
◇매각 결렬 이후 CB 소각 단행, 주주 환원책 집중
모처럼 탈출구로 삼은 인수·합병(M&A)도 결실을 맺지 못했다. 김지헌 모비스 대표는 지난해 12월 보유 주식 837만72주(26.02%)를 혁신자산운용에 450억원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2000원대였던 주가는 지난 1월 장중 9440원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 3000억원을 넘보기도 했다. 하지만 인수 측이 잔금 430억원을 납입하지 못한 탓에 딜은 최종 결렬됐다.
주가 부진이 이어지자 회사는 즉각 CB 소각 카드를 꺼내 들었다. 모비스는 지난 9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 중인 4회차 CB 50억원어치(약 122만주)를 소각한다고 밝혔다. 전체 발행 주식의 약 3.8%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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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된 물량은 회사가 지난해 12월 미리 확보해 둔 사채다. 당초 4회차 CB의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는 올 4월부터 가능했으나 경영권 매각 계약이 체결되면서 조기상환 사유가 발생해 회사가 선제적으로 87억원어치를 되사왔다.
모비스 관계자는 "CB 소각은 주식가치 희석요인을 제거해 주주가치를 증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앞으로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한 추가적인 조치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비스의 시가총액은 1300억원대를 유지 중이다. M&A 이슈 전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주가 상승을 위한 움직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당초 매각 대상자였던 혁신운용과의 소송 리스크는 과제로 남아있다. 혁신운용 측은 매도인의 변심으로 인수가 결렬됐기 때문에 소장 접수 및 위약벌 청구 등 법적 수단을 동원해 책임을 물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비스 측은 계약 1주 전 제3의 법인을 지정한 것에 대해 회사 동의가 없는 한 계약위반 사항이었으나 혁신운용에서 잔금지급일 이전에 모비스파트너스의 잔고증명을 해주겠다고 약속함에 따라 계약주체 변경 및 계약유지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모비스 관계자는 "현재까지도 모비스파트너스 관계자 어느 누구도 만나지 못하고 있다"며 "혁신자산운용에서는 모비스파트너스에 돈을 넣을 사람들이라고 주장하는 개인들의 잔고증명서만 보내왔을 뿐 개인들의 투자의지를 확신할 수 있는 어떠한 투자확약서 같은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