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프리미엄 요구하는 기관들…신고 서류 제출했는데 오버금리

전쟁 프리미엄 요구하는 기관들…신고 서류 제출했는데 오버금리

김지훈 기자
2026.03.10 17:06
올해 1~3월 주요 신용등급 변동 내역/그래픽=김다나
올해 1~3월 주요 신용등급 변동 내역/그래픽=김다나

미국-이란 전쟁 발발에 따라 기관 투자자들이 회사채 발행 기업들에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전쟁 프리미엄'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신용등급에서 기업들 희비가 교차하고 있어 자금조달 시장이 양극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이날 오후 장 기준 3.283%로 전일 대비 13.7bp 하락했다. 전일(9일) 3.420%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데 따른 되돌림이지만, 연초(2.953%) 대비로는 33.0bp 올랐다. 3년물 AA- 회사채 금리는 3.874%(전일 대비 -12.3bp)로 마감했고, 동일만기 BBB- 회사채도 9.685%(전일 대비 -11.1bp)를 기록했다. 두 등급 모두 전일 연중 최고치(AA- 3.997%, BBB- 9.796%)를 찍은 뒤 소폭 내렸으나 연초 대비로는 각각 39.8bp, 37.3bp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미국이 지난달 이란을 공습하면서 금리가 높아졌다. 증권업계는 유가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리스크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를 후퇴시키면서, 시장금리에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되고 있다고 봤다. 국고채 금리가 빠르게 뛰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크레딧 채권은 선방한 편이지만 기준선이 되는 국채 금리가 높아져 조달 부담은 커지게 됐다.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10일 경기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용인휴계소 주유소에서 화물차 운전자들이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2026.03.10. jtk@newsis.com /사진=김종택
[용인=뉴시스] 김종택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10일 경기 용인시 영동고속도로 용인휴계소 주유소에서 화물차 운전자들이 차량에 기름을 넣고 있다. 2026.03.10. [email protected] /사진=김종택

기관 투자자들의 요구 수익률 허들이 높아진 가운데 회사채 발행 기업들은 조달 타이밍이 금리가 급격하게 치솟는 구간과 겹치면서 금리 측면에서 손해를 입는 현상도 벌어졌다. 대한항공은 지난 3일 2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 과정에서 오버금리가 발생했다.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가 책정한 기업의 고유 금리)를 기준으로 3년물이 15bp를 넘는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된 것이다. 5년물은 -5bp였다.

IB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미국의 이란 공습에 따라 회사채 금리가 폭등한 여파를 받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지난 3일은 AA- 3년물 기준 회사채 금리가 3.769%로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기 직전인 2월 27일 대비 13.2bp 폭등한 시점이었다. 회사채 발행은 금융당국에 대한 신고서 제출 등 사전에 확정된 일정대로 진행된다. IB(기업금융) 업계에서는 이란 전쟁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수요예측 당일 대외 정세가 금리를 좌우하는 이른바 '날짜 운'의 영향이 커지고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전쟁 장기화와 유가 상승이 금리 상승 요인으로 계속 작용할 경우 기업과 기관 투자자 모두 발행·매수 시점을 두고 눈치싸움이 벌어질 전망이다. 기관 투자가들은 신용등급 변동 가능성, 펀더멘탈(기초체력), 고유가·고환율이 원가 구조에 미치는 영향 등을 주목하고 있다. 신용등급 변동은 유통시장에서 채권 가격을 단시일내 급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SK하이닉스는 AI(인공지능) 메모리 수요에 힘입어 AA에서 AA+로 상향되고, S-Oil도 샤힌 프로젝트 투자 종료에 따른 재무안정성 개선으로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올라갔다. 반면 롯데손해보험은 금융당국으로부터 재무건전성 개성 목적의 경여개선요구(적기시정조치 단계 격상)를 받음에 따라 A에서 A-로 강등됐다.

IB업계 임원은 "어제는 (3년물 국채가) 20BP 가까이 상승햇는데, 금리가 이렇게 급등하는 장은 거의 본 적이 없다"면서도 "금리가 과도하게 올랐다고 판단하는 기관이 더 많고 정부도 과도하다는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어 기관 자금 자체는 (매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기 중"이라고 했다. 다만 이 임원은 "금리가 계속 오르는 국면에서 채권을 매수하면 즉시 평가손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관들이 집행을 주저하고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