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복귀 국민연금, 경영 존중…지배력 강화·징계 이력은 반대

김성주 복귀 국민연금, 경영 존중…지배력 강화·징계 이력은 반대

김지훈 기자
2026.03.31 16:51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6년도 제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3.5/뉴스1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6년도 제2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3.5/뉴스1

국민연금이 김성주 이사장 복귀 뒤 열린 첫 정기주주총회 시즌에서 상장사들의 경영 체제 자체는 인정하되 오너 등 지배력 강화로 판단되는 안건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이사장이 공언한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원칙) 강화는 국민 노후재원의 장기 수익 확보를 위한 적극적 행보라는 평가와 사실상 관치 금융 강화는 우려의 시선을 함께 받은 노선이다.

이재용 신뢰받는 김용관에 찬성

국민연금 올해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방향/그래픽=김지영
국민연금 올해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 방향/그래픽=김지영

31일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 심의 의결권 행사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KT의 박윤영 대표이사, LG화학의 김동춘 사내이사, 삼성전자의 김용관 사내이사 선임 등 주요 기업 경영진 인선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해당 안건들은 실제 주주총회에서 모두 통과됐다. 이번 주주총회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에선 김용관 DS부문 경영전략총괄 사장이 이사회에 처음으로 진입하게됐다. 김 사장은 과거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 출신이며 이재용 회장의 신뢰를 받는 인사로 알려져 있다.

반면 국민연금은 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는 판단을 내린 안건에는 반대했다. 국민연금은 LG화학에서는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 캐피털(Palliser Capital)이 제안한 팰리서 캐피탈이 제출한 권고적 주주제안 제도 도입 등 신설 주주제안 3건을 모두 반대했다. 해당 안건은 국민연금의 의결 방향과 마찬가지로 부결됐다. 국민연금은 팰리서 캐피털의 제안이 이사회 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오너십 강화와 과거 이력 등을 근거로 일부 경영진 인선에 대해서도 반대표를 행사했다. 한진칼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감시 의무 소홀을 사유로 반대했다. 김성주 이사장의 과거 재임기(2017년 11월 7일 ~ 2020년 1월 7일)였던 2019년에 국민연금은 당시 한진그룹 총수였던 고(故)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졌고, 연임안이 부결되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한진칼 안건에 대해서 델타항공·산업은행 등 우호 지분이 결집하면서 93.77% 찬성으로 가결됐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우기홍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에도 반대했으나 86.3% 찬성으로 통과됐다. 효성티앤씨 조현준 회장 사내이사 선임안은 국민연금 반대 속에도 가결됐다. LS그룹 구자열 회장 사내이사 선임안에도 과도한 겸직을 사유로 반대했으나 역시 가결됐다.

신한금융 진옥동 회장에 반대
(서울=뉴스1) =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30일 오전 광주광역시 신한은행 광주금융센터에서 열린 '신한 학이재 광주 개관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상혁 신한은행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류제명 제2차관, 정광영 대한노인회 광주광역시연합회장, 김영문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 (신한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서울=뉴스1) =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30일 오전 광주광역시 신한은행 광주금융센터에서 열린 '신한 학이재 광주 개관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상혁 신한은행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류제명 제2차관, 정광영 대한노인회 광주광역시연합회장, 김영문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 (신한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3.3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금융업계를 향해서도 반대표가 이어졌다. 국민연금은 금융지주에 대해 은행법상 10% 이상 지분 보유가 제한돼 단독으로 결과를 뒤집기 어려운 구조로 평가된다. 다만 불완전판매 이력이 있는 경영진이나 지배구조 개선이 부족한 안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는 행보에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국민연금은 전문경영인 쪽에서도 신한금융 진옥동 회장(라임펀드 제재 이력), 미래에셋증권 김미섭 대표(일감 몰아주기 제재), 대신증권 양홍석 부회장(라임 경징계)의 사내이사 선임안에 반대했다. 하지만 세 안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주요 금융지주에 대해서는 우리금융(임종룡 회장 재선임)과 하나금융에는 전 안건을 찬성했다. 다만 신한금융의 진옥동 회장 선임에는 반대했고 KB금융에는 이사 보수한도 승인안(30억원 유지)에 대해 경영성과 대비 과다하다며 반대했다. 진옥동 회장은 글로벌 자문사들이 찬성을 권고한 가운데 연임했고 KB금융 보수한도도 가결됐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흐름"이라며 "은행 등 금융지주에 대해서도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부분은 장기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지나치게 경직적인 규제를 적용해 인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례로 진옥동 회장의 경우 금융당국의 징계 수위도 경징계였으며 징계 시점도 5년이나 지났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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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훈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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