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뒤 달라지는 주식투자] (上)

추석 연휴 뒤 투자자들이 챙겨봐야 할 변화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코스닥과 상장지수상품(ETP)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부터 주식을 사고판 뒤 돈과 주식을 주고받는 결제 방식을 바꾸는 작업까지 대기하고 있다. 주식·채권·펀드를 토큰 형태로 발행하고 거래하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작업도 속도를 낸다.
2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추석 연휴 직후인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3주간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Korea Premium Weeks) 2026'이 열린다. 금융위와 한국거래소가 공동 주관하고 증시 유관기관과 금융투자업계 등 42개 기관, 상장기업 55개사가 참여한다. 13영업일 동안 25개 안팎의 행사가 이어진다.
행사만 몰려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가 올해 추진해온 자본시장 개혁의 후속 과제들도 이 기간 하나둘 윤곽을 드러낸다. 추석 이후 개인투자자가 눈여겨볼 변화는 크게 5가지다.
①코스닥, '성장기업 시장'으로 체질 개선
먼저 코스닥시장이다. 오는 29일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코스닥 경쟁력 강화 정책을 논의하고 다음달 6~8일에는 코스닥시장 경쟁력 강화 세미나와 코스닥·코넥스 상장기업 기업설명회(IR)가 이어진다.
정부가 코스닥을 혁신·성장기업의 자금조달 시장으로 키우겠다는 방향 아래 후속 정책 논의를 본격화하는 것이다.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해온 유가증권시장과 달리 코스닥시장의 경쟁력을 어떻게 높일지가 관전 포인트다.
②ETF·ETN, 몸집 키우기 넘어 '질적 성장'
개인투자자에게 익숙한 ETF(상장지수펀드)와 ETN(상장지수증권)도 손질 대상이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29일 ETP 시장의 '질적 성장방안'을 논의한다. ETP는 ETF와 ETN을 아우르는 말이다.
ETF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상품도 다양해진 만큼 이제는 단순히 상품 수와 자산 규모를 늘리는 것을 넘어 시장의 질을 높이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인 제도 개선 내용은 추석 이후 공개될 예정이다.
③주식 결제 T+2→T+1, 10월 로드맵
주식을 사고팔고 실제 돈과 주식을 주고받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짧아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은 거래일로부터 이틀 뒤 결제하는 'T+2' 방식이다. 이를 하루 뒤 결제하는 'T+1'으로 단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이 참여한 결제주기 단축 워킹그룹은 다음달을 목표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 29일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에서도 결제주기 단축을 포함한 자본시장 인프라 선진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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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기간이 하루 줄어들면 투자자는 주식을 판 돈을 더 빨리 활용할 수 있고 결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증권사와 기관투자자의 업무체계 변경, 외국인 투자자의 환전과 시차 문제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④벤처에 들어간 돈, '출구'도 넓힌다
모험자본 생태계도 추석 이후 주요 화두다. 다음달 6~8일 성장기업 주간에는 벤처 회수시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열린다.
정부가 발행어음과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벤처·혁신기업으로 돈이 흘러가도록 유도하고 있는 만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시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해졌다. 투자한 자금을 회수해야 다시 새로운 기업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코넥스 활성화와 벤처 회수시장 육성이 함께 논의되는 이유다.
⑤ 미술품 넘어 주식도 '토큰'으로
가장 미래지향적인 변화는 토큰증권이다. 금융위는 지난 4일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미술품·부동산 등 조각투자 중심이었던 토큰화를 주식과 채권, 펀드 등 기존 증권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첫 단계는 내년 2월 관련 법 시행과 함께 시작한다.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MMF(머니마켓펀드)와 사채를 토큰화하고 비상장주식도 신탁 방식을 이용해 토큰화한다. 장기적으로는 한국거래소를 중심으로 상장증권의 토큰화 거래를 시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토큰증권은 가상자산과 달리 주식이나 채권처럼 자본시장법의 규율을 받는 '증권'이다. 달라지는 것은 이를 발행하고 거래하는 방식이다. 금융위는 증권의 발행부터 거래, 청산·결제, 권리행사까지 연결되는 디지털 자본시장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추석 직후 열리는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에서도 STO(토큰증권) 서밋이 열린다. 코스닥에서 ETF, 주식 결제, 모험자본, 토큰증권까지 서로 달라 보이는 변화지만 방향은 비슷하다.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은 넓히고 거래와 결제는 편리하게 만들어 한국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의 하루가 길어지고 거래의 마무리는 빨라진다. 국내 주식 거래시간이 이달부터 밤 8시까지 늘어난 데 이어 주식을 사고판 뒤 실제 돈과 주식을 주고받는 결제 기간도 이틀에서 하루로 줄이는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 앞으로 아침에도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프리마켓을 여는 방안도 추진된다.
◇주식 팔고 이틀 기다렸는데…이젠 하루 만에 결제
25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금융투자협회 등이 참여하는 결제주기 단축 워킹그룹은 국내 주식시장의 결제주기를 현재 T+2에서 T+1로 단축하기 위한 로드맵을 다음달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T+1, T+2의 원리는 간단하다. 'T'는 주식을 거래한 날(Trade date)을 뜻한다. T+2는 주식을 사고판 날로부터 2거래일 뒤 실제 주식과 돈이 오간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월요일 주식을 팔았다면 계좌에는 매도 사실이 곧바로 표시되지만 실제 결제는 수요일에 끝난다. 주식을 팔고 생긴 돈으로 곧바로 다른 주식을 사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를 현금으로 출금하려면 결제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번 추석 연휴가 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연휴 시작 전날인 23일에 국내 주식을 매도한 투자자는 T+2 기준으로 25일 대금을 받아야 하지만 추석 연휴가 끼면서 실제 지급일은 29일로 미뤄진다.
T+1으로 바뀌면 이 과정이 하루 짧아진다. 월요일 거래한 주식은 화요일 결제가 끝난다. 투자자는 매도대금을 더 빨리 사용할 수 있고 거래와 실제 결제 사이의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결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 낮아진다.
미국은 한국보다 먼저 움직였다. 미국 증권시장은 2024년 5월 주식 등의 표준 결제주기를 T+2에서 T+1으로 단축했다. 세계 주요 자본시장의 결제주기 단축 움직임에 맞춰 국내에서도 T+1 전환 논의가 이어져 왔다.
다만 하루를 줄이는 일이 달력에서 숫자 하나를 지우는 것처럼 간단하지는 않다. 주식 거래 뒤에는 증권사와 거래소, 예탁결제원 등을 거쳐 거래 내용을 확인하고 돈과 주식을 주고받는 여러 절차가 이어진다. 이 모든 작업을 하루 더 빨리 처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업무 방식도 바꿔야 한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시차와 환전 문제가 있다. 기관투자자와 증권사 역시 거래 확인과 자금 마련 등 후선업무를 더 짧은 시간 안에 마쳐야 한다. 준비가 부족하면 오히려 결제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결제 실패' 위험이 커질 수도 있다.
금융당국도 이런 문제를 포함한 선결과제를 검토한 뒤 구체적인 전환 일정과 방식을 로드맵에 담을 계획이다. 추석 연휴 직후인 29일 열리는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에서도 거래시간 연장과 결제주기 단축 등 자본시장 인프라 개편이 주요 논의 주제로 다뤄진다.
◇밤 8시까지 길어진 증시…아침 거래도 추진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4일부터 애프터마켓을 도입했다. 기존 정규시장 거래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에 더해 오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됐다.
직장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퇴근시간 후에도 국내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해외에서 국내 정규장 종료 이후 발생한 뉴스나 경제지표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도 늘었다.
거래소는 2027년 말 도입을 목표로 정규장이 열리기 전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프리마켓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애프터마켓에 프리마켓까지 더해지면 국내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시간은 지금보다 더 길어진다.
결제주기 단축과 거래시간 연장의 목표는 같다. 투자자가 원하는 시간에 더 편리하게 거래하고, 거래가 이뤄진 뒤에는 더 빠르게 마무리하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T+1 결제와 거래시간 연장, 토큰증권 등 각각 진행되는 인프라 개편을 장기적으로 연결해 '실시간·상시거래·통합 디지털 시장'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