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장님 하실 분이 정말 안 계시네요"
두 달 가까이 공석 상태에 빠진 게임산업협회장 인선이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게임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협회장 자리에 선뜻 나서는 인물이 없어 협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협회의 이 같은 난맥상은 예견된 것이었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지난 2월 제3기 협회장 선출때부터 혼선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논란 끝에 관료 출신의 협회장 선출쪽으로 가닥이 잡혔으나 이 역시 총회를 앞두고 무산됐다. 어쩔 수 없이 한게임 대표를 맡고 있던 김정호 대표가 협회장 자리를 수락했다. 시작부터 삐걱거렸던 것이다.
그러나 협회를 이끌던 김 대표도 가시방석이긴 마찬가지였다. 사행성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협회의 특성상 김 대표는 국정감사 출석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다양한 방면으로 분화돼 있는 국내 게임업계가 제각각의 목소리를 내면서 협회의 힘을 실어주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 결국 김 대표는 지난 11월 갑작스럽게 사퇴했다.
협회장 인선은 돌고 돌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지만,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협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지만, 협회장 자리는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최근 만나 본 게임업체 대표들은 협회장 이야기만 나오면 손사레를 치기 바빴다.
다소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일이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한 게임업계 대표는 "아직 게임산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가 낮아 여전히 사행산업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얻는 것 하나 없이 욕만 먹는 자리를 누가 하려고 하겠느냐"고 말했다.
궁여지책으로 현재 협회는 1기 회장을 맡았던 김영만 전 한빛소프트 대표를 다시 추대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협회에서는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회원사들은 1월13일 이사회에서 김 대표를 회장으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다.
김 대표가 당시 협회장으로서 명성을 얻은 것도 있지만 현재 게임업계를 떠난 김 대표를 다시 회장으로 추대하는 것은 말 그대로 궁여지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적어도 게임업계에서 '코드 인사', '회전문 인사' 등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