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결국 백기투항?…'연내 초당요금제 도입'

KT 결국 백기투항?…'연내 초당요금제 도입'

신혜선 기자
2010.05.02 18:34

시행은 12월로 미뤄 올 매출보존 성공?..통합LGT도 KT 맞춰 도입 늦출듯

KT(64,500원 ▲200 +0.31%)가 결국 '이동전화 초당요금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 시행 시기를 '연내', 즉 12월로 최대한 늦출 것으로 알려져 KT가 '매출 감소'를 막기 위해 초당요금제를 마지막까지 버텼다는 오명을 피할 길 없게 됐다.

2일 방송통신위원회와 KT에 따르면 KT는 최근 그간 거부해오던 이동전화 초당요금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으며 연내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방통위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통위는 KT와 이미 도입의사를 밝힌 통합LG텔레콤(17,170원 0%)의 초당 요금제 도입 등을 포함해 관련 내용을 조만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이석채 KT 회장까지 나서 공식, 비공식적으로 "도입 불가"를 밝혔던 KT가 이처럼 초당요금제 도입을 결정한 것은 지방선거를 앞둔 한나라당과 정부가 '민생공약'으로 초당요금제 전면 실시를 내걸면서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초당요금제는 이동전화를 이용할 때 10초당 18원을 부과하던 과금을 1초당 1.8원씩 과금하는 것으로 2500만명의 이동전화 가입자를 보유한 SK텔레콤이 3월부터 실시하면서 가입자당 연평균 8000원의 요금인하 효과가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방통위도 "초당요금제는 월 이용수준, 선택 요금제 등에 관계없이 이동전화 가입자 모두가 요금을 인하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며 "당은 물론 가계통신비 절감방안으로 초당요금제 전면 확대를 추진한다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정부의 의지도 그렇고, 이미 시장 1위 사업가 도입하고 3위 사업자인 통합LG텔레콤이 도입 의사를 밝힌 제도를 KT가 거부하며 버텨온 것은 무엇보다 매출 손실에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지 배적이었다.

SK텔레콤(86,500원 ▲8,500 +10.9%)은 초당 요금제 도입으로 연간 1900억원, KT는 1300억원, 통합LG텔레콤은 650억원 가량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해 KT가 합병이라는 이슈로 주주나 시장으로 평가를 받았다면 올해는 합병 이후 첫 실적으로 합병의 당위성과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며 "올해 실적 향상 부담이 큰 KT가 매출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행 시기를 최대한 미뤄야하기 때문에 시간을 끌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실제 방통위 안팎에서는 KT가 끝까지 초당요금제 도입을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6월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KT가 더 버틸 경우 정부가 다른 규제 수단을 가동할 것이 분명해 KT로서는 더 큰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매출 손실을 감수하면서 가입자 전체에게 요금인하 혜택을 주고 있다"며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는 사업자에 이익을 주고, 그렇지 않은 사업자에 패널티를 물리는 것이 규제 형평성에 맞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 사례를 감안할 때 KT가 초당요금제 도입을 선언해도 시스템 구축 등 실제 시행은 6개월 후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도입 선언 자체를 늦추려는 계산을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렇게 보면 오히려 KT로서는 최대한 버티며 매출 감소시기를 연장시키는데 성공했다는 분석도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빠르면 10월경 초당요금제를 도입할 수 있음에도 '연내 실시'를 결정함으로써 사실상 올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피할 수 있게 됐다.

방통위가 KT의 '연내 초당요금제 도입'을 수용할 경우 통합LG텔레콤도 도입 일정을 늦출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LG텔레콤은 LG 관계사 합병 승인을 받으며 방통위에 '초당요금제 도입 각서'를 제출했으나, 최근 들어 KT가 도입하지 않겠다며 버티자 시행 시기를 KT와 맞추겠다는 입장을 방통위에 전달하면서 방통위를 곤혹스럽게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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