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간 경쟁증가로 방송사업자들은 DMB, IPTV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네트워크 전송권을 확보하는데 집중해 왔다. 방송콘텐츠 사업자들도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내세워도 시청 가능한 가구가 적으면 방송광고 경쟁이 어렵기 때문에 전송수단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전송수단의 확보는 플랫폼, 콘텐츠 사업자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현존하는 유무선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전송서비스가 상용화 되어 단순한 전송에서 벗어나 이제는 어떤 플랫폼을 통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서비스하느냐가 더 중요해 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 발전에 따른 다매체 경쟁 환경이 콘텐츠의 중요성을 크게 증대시키면서 고품질 콘텐츠 확보경쟁은 이제 매체 발전의 키워드가 됐다.
방송환경이 급속도의 변화를 맞으면서 새로운 갈등도 생겨났다. 국민적 관심사인 스포츠경기의 보편적 시청권 확보 문제나 지상파와 유료매체 사이의 저작권 분쟁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나라는 난시청 해소를 위해 중계유선방송, 케이블TV를 출범시켰고, 이제는 위성방송, 인터넷TV(IPTV)까지 가세해 다매체 경쟁시대에 들어섰다. 덕분에 과거처럼 각 가정마다 안테나를 높이 세워 지상파방송을 접하던 풍경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어 졌다.
유료방송의 성장으로 지상파방송사들이 전국 커버리지를 확보하여 대다수 국민들이 이들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보편적 시청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된 것이다. 유료방송사들은 지상파콘텐츠를 통해 가입자 유치에 도움을 받고, 지상파방송사들은 확보된 채널 커버리지를 통해 콘텐츠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등 일종의 공생관계를 형성해 왔다.
그러나 유료방송 가입자 포화로 인해 지상파방송 커버리지 확대 요인도 더 이상 발생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서 상황은 바뀌고 있다.
무료로 인식되던 지상파 실시간 방송 콘텐츠가 IPTV와 위성방송으로부터 대가를 받게 되고, 케이블TV와는 저작권 소송까지 진행 중이다.
반면 방송통신위원회는 SBS가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독점중계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결정을 내리면서 유료방송을 포함해 90% 이상의 커버리지를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보편적 시청권 확보 수단으로서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의 역할을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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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도 정부 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보면 지상파방송을 직접 수신할 수 있는 가구 비율이 아파트의 경우 50%에도 채 미치지 못하고 연립주택이나 단독주택 거주민들은 10% 안팎의 매우 낮은 수치라 한다. 지상파 스스로 국민들에게 보편적 서비스를 구현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국민적 관심사인 스포츠경기 중계권 문제로 촉발되고 있는 보편적 시청권 문제와 2012년 말 종료되는 지상파 아날로그방송에 대한 대책 등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 보다 현실에 맞는 방송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개념의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 지상파방송 전파 커버리지가 전국을 커버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실제 국민들의 직접수신 시청환경이 매우 취약한 상황에서 보편성의 개념을 무료서비스로 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보편적 시청권을 국민 모두가 합리적이고 적절한 가격으로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는 측면과 사회적 취약계층이 기본적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는 측면으로 구분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공영방송사 소유의 채널은 보편적 서비스로 기능할 수 있도록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재송신을 의무화 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의 현실을 종합해보면 국민들의 보편적 시청권 확보를 위해 지상파 직접수신에 공적자산을 집중 투입하는 것 보다는 이미 다수의 국민이 선택해 수용하고 있는 유료방송에 전송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현실적이며 효율적이라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