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나로호 발사, 성패보다 중요한 건?

[기자수첩]나로호 발사, 성패보다 중요한 건?

백진엽 기자
2010.08.18 07:15

지난 6월 2차 발사도 실패한 '나로호'가 다시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가 내년에 나로호 3차 발사를 다시 추진하기로 하면서다. 과학계 인사들과 대화에서 나로호가 화두로 떠오르고, 증시에서도 우주산업 관련주가 테마를 형성하고 있다.

 

나로호는 '한국 우주산업의 도약'이라는 단어로 대체될 수 있는 중요한 이슈다. 세계에서 자신의 땅에 발사대를 만들어 우주로 발사체를 쏘아올리는데 성공한 몇 안되는 나라에 포함되느냐를 결정짓는, 즉 우주선진국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중요한 도전이다. 1, 2차 발사에서 아쉽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꾸준히 발사를 시도하는 이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로호의 성공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물러난 김중현 전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은 차관 인사 직전 기자들과 만나 뼈있는 말을 건넸다. "나로호 발사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크게 기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한국 과학의 수장격인 김 전차관의 말에 의아했지만 이어지는 말을 듣고 수긍했다. "나로호 발사 성공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독자기술로 쏘아올리는 것"이라고 김 전차관은 강조했다.

 

나로호는 도착점이 아닌 과정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우주발사체의 중요한 부분인 1단 로켓을 러시아 기술로 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 기술만으로 발사를 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중간단계로 나로호 발사를 시도하는 것이다.

 

때문에 나로호 발사에서 중요한 것은 성공이냐, 실패냐 결과보다 그 과정이다. 발사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해야 한다. 그래서 한국 독자 우주 발사체 성공의 밑거름으로 활용해야 한다. 나로호 1~3차 발사에서 벌어진 소화장비의 오작동이라든지, 관련 연구원의 실신 등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고 자료화해야 한다.

 

또 나로호 발사를 정치·사회적 이벤트로만 치부해서는 안된다. 김 전 차관은 "과학이 정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말로 이를 대신했다. 나로호 발사를 정치적 이벤트로만 여겨서는 실패했을 경우 보완보다는 책임만, 성공해도 성공 이상의 것을 얻기 힘들다. 2번의 아픔을 넘어 내년에 재도전하는 나로호 발사, 3차 발사에서는 성공을 넘어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기술 확보의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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