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2G서비스 중단하면 3년간 01x 3G전환허용으로 가닥...사실상 정책폐기
#2년전 010으로 이동전화 번호를 바꾼 직장인 김모씨는 아직도 번호변경 알림서비스를 하고 있다. 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직업이다보니 1년의 무료 알림서비스로 그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직장인 강모씨도 1주일전 휴대폰을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면서 11년간 사용하던 011번호를 버렸다. 오래 쓴 번호를 바꾸는데 고민이 컸지만 3G서비스부터는 010 번호만 사용하도록 정한 정부 정책을 이제와서 반대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010으로 번호를 변경하는 사람들이 지금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가 '010번호통합'을 사실상 폐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9일 방송통신위원회 안팎의 소식통에 따르면, 방통위는 2세대(2G) 서비스를 중단하는 통신사에 한해 3년간 '01X(011, 016, 017, 018, 019)' 번호로 3G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다.
방통위 상임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20일 티타임에서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동안 3G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010으로 번호를 바꿔야 했던 이용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010번호통합'을 유지할 것인가, 폐기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방통위 상임위원회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상임위원들이 폐기를 강력히 주장하면서 상임위의 의견들이 '폐기'쪽으로 가닥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위가 검토하는 '3년간 한시적 허용'안도 3년 후에 강제통합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 없다. 따라서 01x번호로 3G 서비스를 이용한다손치더라도 3년후 '01x번호 사용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는 또다시 논란이 될 수 있다.
게다가 01x 가입자의 3G 서비스 허용은 'KT를 위한 특혜'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된다. '2G서비스를 중단하는' 통신사에 한해 3년간 '010번호통합'을 유예해주겠다는 것은 사실상 KT를 위한 허용이기 때문이다. KT는 연말에 2G서비스용 주파수를 절반을 반납하고, 앞으로 2G서비스를 중단할 예정이다.
실제로 01X 가입자의 3G전환허용을 요구한 곳도 KT다. KT는 지난해 중반, 방통위에 '3G 01X 발신번호 서비스' 허용을 요청했다. 010으로 3G를 가입하되 전화를 거는 상대방 휴대전화에 뜨는 번호는 기존 01X 번호로 나타내는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허용을 유보해왔는데 아예 논쟁지점이 '한시 허용'으로 한발 더 나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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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을 감수하고 010으로 번호를 바꾼 사람들의 반발이 조직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의 일관성없는 정책으로 피해를 봤기 때문에 방통위가 집단소송을 당할 우려도 없지 않다. 얼마전 010으로 번호를 바꾸게 됐다는 정모씨는 "번호 바꾼지 일주일됐는데 당장 내 번호를 돌려받아야겠다"면서 "만일 번호를 돌려주지 않으면 이용자 차원에서 법적대응을 강구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애초 정통부가 '80%의 국민이 010을 사용하는 시점에서 강제통합을 검토한다'고 했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통합이 타당하지 여부를 판단한 후 시행할 것이냐 아니면 시장의 변화를 좀더 지켜보는 것으로 유보할 것이냐를 결정하면 되는데 갑자기 '한시허용'이라는 방안이 나왔다"면서 "이런 식으로 하면 앞으로 방통위의 정책은 전혀 시장에서 먹히지 않게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