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010 번호통합, 폐지하자고?

[광화문]010 번호통합, 폐지하자고?

윤미경 정보미디어부장겸 문화과학부장
2010.08.10 08:17

010 가입자 4000만명 '역차별'...01X 가입자 3G전환 허용은 특혜 시비 불러일으켜

이동전화 식별번호를 '010'으로 통합하는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거듭되고 있다.

모든 이동전화 식별번호를 010으로 통일하겠다는 목적에서 출발한 '010번호통합' 정책은 올해로 시행 7년째를 맞는다. 그 사이 010 가입자는 4000만명이 넘었다. 현재 5000만명에 육박하는 이동전화 가입자 가운데 90%에 가까운 사람이 010 가입자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번호통합 정책을 놓고 한쪽에선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선 "폐지해야 한다"고 맞선다. 심지어 5명의 방통위 상임위원 간에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다.

 

'010번호통합' 정책은 방통위의 전신인 정보통신부가 2004년부터 시행했다. 당시 정통부가 이동전화 식별번호를 '010'으로 통합하기로 결정한 것은 번호자원의 효용성을 높이자는 취지도 있지만 무엇보다 식별번호로 이동통신사를 구별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컸다.

 

당시만 해도SK텔레콤(80,900원 ▲3,100 +3.98%)에 부여된 식별번호 '011'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식된 반면 LG텔레콤에 부여된 식별번호 '019'는 그 반대 이미지가 각인된 상황이었다. 후발업체들은 식별번호의 멍에를 풀어줄 것을 정통부에 호소했고, 정통부는 이를 받아들여 '010번호통합' 정책을 도입한 것이다.

 

'010번호통합' 정책이 시행되면서 이동전화 신규가입자들의 번호는 모두 '010'이 부여됐다. 자신이 사용하던 번호 그대로 다른 이통사로 옮길 수 있는 '번호이동제'도 실시됐지만 010 가입자는 시행 6개월 만에 580만명을 넘어서며 3624만명에 달하는 이동전화 가입자의 16%를 차지했다.

 

2007년부터 3세대(3G) 이통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010 가입자는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해 그해 10월말 1021만명을 넘어섰다. 2G에서 3G로 바꾸려면 신규가입만 가능했고, 신규가입자는 무조건 010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3G 가입자는 현재 2000만명을 넘어섰다.

 

이제 이동전화 가입자의 절대다수가 010을 사용하는 현 시점에서 '010번호통합' 정책은 '소비자 편의성'에 떠밀려 또다시 표류하고 있다. '소비자 편의성' 논지의 핵심은 2G 01× 가입자도 3G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것이다. 번호통합 정책에 가로막혀 890만명에 달하는 2G 가입자가 3G용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이런 가운데 일부 국회의원은 01×가입자의 3G 전환을 허용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어찌보면 01×가입자의 '선택권'을 '010번호통합' 정책이 가로막고 있으니 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마땅해보인다. 그러나 이는 이미 '때'를 놓친 주장이다. 890만명을 위해 7년간 존속한 정책을 폐지한다면 010으로 번호를 바꾸며 온갖 불편을 감수한 4000만명에겐 무엇으로 보상할 것인가. '역차별' 논란만 불거진다. 2G 가입자들에게 스마트폰 사용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는 것도 이유가 안된다. 2G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들이 곧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사실 '강제통합'만 아니라면 '010번호통합' 정책은 2G서비스를 중단해야 하는 KT만 빼고 문제가 될 것이 없다.KT(59,500원 ▲100 +0.17%)가 2G서비스를 중단하면 KT의 01× 가입자들은 010으로 번호가 바뀌는 KT 3G로 전환하거나, SK텔레콤 또는LG유플러스(15,330원 ▼170 -1.1%)로 번호이동을 해야 한다.

그러나 94만명에 달하는 KT 01× 가입자를 위해 7년간 시행한 정책을 흔든다는 것은 '특혜' 시비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조만간 이 논쟁을 매듭지을 방통위가 '정책의 일관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자승자박'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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