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지상파 재송신 중단 불사" 선언…KBS2·MBC·SBS 시청불능 사태 예고
1000만 가구에서 KBS2·MBC·SBS를 못보게 되는 것일까.
케이블TV(SO)업계가 13일 결국 '지상파 재송신 중단 불사'를 선언했다. 비록 중단 시기나 중단 범위 등 이후 구체 실행 방법은 비상대책위원회에 일임했지만 SO로서는 '배수진'을 친 셈이다.
만약 지상파방송사가 재송신 대가 요구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1500만 케이블 가입가구에 지상파방송을 중단할 수도 있어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이미 난시청 지역 때문에 지상파방송 수신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케이블 방송이 지상파를 중단할 경우 최소 1000만 세대는 지상파방송을 볼 수 없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상파 재전송 안되면 어떻게 될까?
현재 지상파 직접 수신가구는 지역별로 편차가 크지만 10%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즉, 국내 1900만 시청세대 중 190만 세대만이 유료방송에 의존하지 않고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고 있다. 1700만 세대는 지역의 경우 민영방송사가 있지만, 대부분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으면 지상파방송을 볼 수 없는 조건이다.
현재 SO 가입 세대는 1500만 세대로 파악된다. SO가 지상파 재송신을 중단하면 스카이라이프(300만)와 인터넷TV(200만) 등 유료방송에 가입한 500만여 세대, 그리고 지상파 직접 수신 세대 190만 등을 포함해 대략 700만 세대를 제외한 1200만 세대는 KBS2와 MBC, SBS 등의 지상파 시청이 불가능해진다. KBS1과 EBS는 방송법상 의무전송 대상이기 때문에 SO가 지상파 방송 재전송 중단을 결정하더라도 제외된다.
물론 SBS나 MBC는 지역네트워크가 있다. 또, 유료방송에 중복가입한 세대도 있다. 하지만 SBS의 경우 지역 민방조차 SO를 통해 재전송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지상파 재전송을 중단할 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케이블진영은 디지털 가입자나 아날로그 가입자를 구분하지 않고 있다. 극단적으로 최소 1000만 가구는 지상파 시청이 어려워진다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독자들의 PICK!
이들은 직접 수신을 위한 안테나를 설치하고, 아파트의 경우 공청안테나를 복구하는 등의 조치가 있어야 만이 지상파 방송 시청이 가능하다.
◇SO진영, 왜 지상파 중단까지 선언했나
케이블TV협회는 "오늘 의결은 어쩔 수 없는 조치"라며 "하지만 지상파 방송 재송신을 중단하겠다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다면 중단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협회측은 "지상파 방송사들은 모든 국민이 무료로 지상파방송을 볼 수 있게 해줄 의무가 있음에도 케이블TV가 그동안 지상파 시청권 보장을 위해 협조한 역할은 간과하고 있다"며 "지상파방송사가 케이블방송사를 범법자로 몰아 지상파 재송신 중단을 강요하는 것을 묵고할 수 없다"고 밝혔다.
SO업계가 이같은 강경한 입장을 취하는 데는 지상파방송 유료화를 인정했을 경우 1차적으로 경제적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는 디지털 방송만을 대상으로 가입자당 320원의 저작권료를 요구했다. 이는 연간 370억원 수준이다. 케이블업계는 그러나 지상파재송신 대가를 주게 될 경우 아날로그 방송 등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케이블 가입자는 1500만명 이상이다. 이 경우 연간 지상파 재송신에 1730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케이블업계는 지상파 재송신 유료화 협상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길종섭 한국케이블TV 방송협회장은 "케이블업계의 (재송신을 불사한) 의지와 결의를 실행하는데 있어 어느 누구도 대오에서 이탈하거나 낙오자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근원적으로는 그간 지상파 방송사가 플랫폼 사업자로서 책임졌어야할 일을 SO가 대신했다는 명분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지상파 재송신 중단...케이블 vs 지상파 누가 불리할까
지상파 재송신 중단은 SO업계 뿐 아니라 지상파 방송사에게도 부담이다. 일단 방송 중단 사태가 벌어질 경우 시청자를 볼모로 싸운다는 비난을 피할 길 없다.
우선 방통위는 케이블업계가 지상파 방송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약관 변경 신고와 시설변경 허가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이런 절차 없이 방송을 중단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지상파 방송 재전송을 중단하는 SO진영도 이를 모르는 바 아니다.
지상파 방송사의 부담은 더 크다. 방송이 중단되면 그야말로 난시청 현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정부로부터 주파수를 받아 무료 지상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 플랫폼사업자로 유료방송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 실제로 확인될 경우 이에 책임론이 본격 불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시청자들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사태는 막아야한다"며 "두 진영이 협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사에게는 SO에 대한 형사소송을 취하하고, SO에게는 협상에 응할 것을 우선 요구하고 있다"며 "두 진영의 원활한 협상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이와 별도로 법제도 개선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우선 지상파 방송사가 IPTV 사업자나 스카이라이프 등 타 유료방송사업자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지상파 방송사는 SO측에도 '지상파 방송 콘텐츠 의무제공'을 수행해야한다는 행정지를 할 계획이다. 또, 지상파 방송사가 주장하는 콘텐츠 사용료와 SO측이 주장하는 송출료에 대한 협상도 중재할 계획이다.
특히, 오는 10월부터 진행되는 지상파 재허가 심사과정에서도 플랫폼 사업자로서 지상파 방송사의 역할과 책임을 지금보다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편, 지상파방송사 측은 SO업계의 이번 결정에 대해 "SO업계가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은 변함없다"며 "이후의 대처방안은 논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