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윤종 CJ헬로비전 중부보도제작팀 아나운서

"우리 인천구장의 잔디가 너무 푹신한가요? 하루 종일 누워있네요."(상대 선수가 드러누워 일어나지 않자)
"병아리 심판이 따로 없네요."(인천유나이티드 팀에 심판이 옐로카드를 내민 것을 빗대며)
'중계(中繼)'란 '중간에서 이어준다'는 뜻이다. 이어주기는 하는데, 이거 너무 치우쳐있다. 요즘 뜨는 스포츠 '편파중계'다.
이윤종(32·사진) CJ헬로비전 중부보도제작팀 아나운서는 올 7월부터 인천유나이티드(축구)의 홈경기 캐스터를 맡으면서 속시원한 편파중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중립적 전달자가 돼야 하는 아나운서가 갑자기 편파적으로 변하긴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이래도 되나 싶고 막막했는데, 하다보니 묘한 쾌감이 있어라고요. 제가 마치 지역주민이 된 것처럼 속도 시원하고 관객이나 시청자들과 소통의 깊이도 더 커졌어요."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거침없는 해설로 마니아들의 호응도 크다. 경기 후 트위터로 "확실한 중계, 재미있다" 등의 의견도 줄을 잇는다. 경남에 거주하는 한 팬은 인터넷으로 중계방송을 보고 인천팀을 응원하게 됐다고도 했다.
이 씨는 "스포츠는 끊임없이 팬들과 호흡하는 게 중요한데 쌍방향 미디어 보급으로 원하는 해설까지 고를 수 있게 되면서 편파중계가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출생인 그가 지역팀에 갖는 애정도 각별하다. 케이블사업자인 CJ헬로비전은 경인, 경남, 부산지역에 미디어센터를 세워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이슈를 반영한 자체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한다. 편파중계는 그 일환으로 CJ헬로비전 지역채널(4번)에서 방송된다.
이 씨는 "축구는 야구에 비해 중계프로가 적은데, 특히 인천유나이티드는 기업에서 운영하지 않는 시민구단이어서 스타급 선수도 없고 상대적으로 열악해 지역민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며 "지역 채널은 주민이 왕인데, 그들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는 편파 방송이 이를 가장 잘 반영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편파방송을 진행하면서 지역스포츠와 방송의 상생모델에 대한 고민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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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상파들은 월드컵 때만 자기들이 대한민국 대표 축구채널이라며 난리법석이지만 지역방송들이 스포츠팀과 연계되면 구단은 홍보와 중계 걱정을 덜 수 있고, 지역방송사는 가입자 상품에 편파중계 등을 넣어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다. 학창시절 방송반 경험을 살려 대학 어학연수 때는 해외통신원으로 메이저리그 등을 취재하기도 했다.
이 씨의 열정은 스포츠에 그치지 않는다. 대학 때 기타 연주를 하며 밴드 활동을 했던 그는 요즘 홍대 앞에서 음악활동을 하는 친구들로부터 전문 DJ 수업도 받는다.
그는 "10년, 20년이 지나 어딜 가도 콘텐츠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며 "한가지 경험을 하지 않으면 한가지 지혜가 자라지 않는다는 말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