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도를 달릴 수 없는 자동차

[기자수첩]국도를 달릴 수 없는 자동차

이학렬 기자
2012.01.03 15:58

전국에 뻥뻥 뚫려있는 고속도로, 전국 어디든 빠르게 갈 수 있어 편리하다. 국도처럼 신호에 막혀 기다릴 필요도 없다.

먼 곳을 빠르고 편하게 가고 싶을 때 대부분 고속도로를 이용하지만 국도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고속도로와 달리 통행료 없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다. 오가는 곳이 많다면 고속도로 통행료 부담이 없는 국도가 편하다.

최종 목적지를 가기 위해서는 고속도로만 이용할 수도 없다. 고속도로가 많이 뚫혔지만 국도만큼 촘촘하지도 않다. 게다가 최근에는 자동차 전용도로도 많아 국도도 고속도로 못지않게 빠르다.

도로와 이동통신 서비스는 많이 닮았다. 이동통신사가 자신들의 서비스를 도로에 빗대 설명하는 이유다. 실제로 한 이동통신사는 고속도로를 자사 이동통신 서비스의 우월성을 알리는 광고 소재로 활용하기도 했다.

KT(60,900원 ▲400 +0.66%)가 3일부터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 롱텀에볼루션(LTE)을 시작했다.SK텔레콤(95,100원 ▼500 -0.52%)LG유플러스(15,840원 ▼210 -1.31%)에 이어서다. 이에 따라 과거보다 5배 빠른 고속도로 시대가 열렸다.

아직까지 LTE를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은 제한적이다. 갤럭시 노트, 갤럭시S2 HD LTE, 갤럭시S2 LTE, 옵티머스LTE, 베가LTE, 베가LTE M, 레이더 4G. 지금까지 출시된 LTE폰이다. 빠른 이동통신서비스에 걸맞게 사양 역시 최고다.

그런데 거꾸로 최고 사양 LTE폰으로 기존 3G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LTE폰이 3G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기술적으로 아무런 제한이 없지만 일부 통신사는 서비스를 막고 있다.

그 이유를 전혀 납득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LTE서비스에 가장 최적화된 LTE폰으로 그보다 낮은 3G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 더군다나 정책적으로 LTE 활성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LTE 서비스의 보편화를 가로막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하지만 국도만 이용한다고 최고 사양 자동차를 타지 못하게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고속도로와 국도, 어디를 이용할지는 사용자 선택의 몫이지만, 자동차 사양까지 제한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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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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