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CJ E&M, '슈스케'에서 배워라

[기자수첩]CJ E&M, '슈스케'에서 배워라

강미선 기자
2012.06.26 05:00

지난 22일 저녁 방송업계 지인들 몇몇이 모인 자리. 이런저런 업계 얘기를 하던 중 갑작스런 뉴스속보에 모두 놀랐다. '김성수CJ E&M대표이사 법정구속'. 김 대표가 온미디어 대표로 재직하던 시절 회사에 손실을 입힌 하청업체를 눈감아 주고, 대가로 수억원을 받았다는 혐의다.

동석했던 업계 관계자들은 '그 CJ 맞냐', '오보 아니냐'며 믿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최대 콘텐츠·미디어그룹의 수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데다, 그동안 회사측이 김 대표 비리의혹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점에서 당황스럽고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 6월 검찰의 오리온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비리 혐의가 포착돼 재판에 넘겨졌지만 그동안 회사측은 "전 회사에서 있었던, 개인적인 일일뿐"이라며 선을 그어왔다.

뉴스가 전해진 이날도 "예상치 못했고 개인 문제라서 회사가 할 얘기가 없다"며 "각 사업별 부문장이 책임경영을 펴고 있기 때문에 경영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이 열리는지 조차 회사차원에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비리혐의는 항소 등 재판과정에서 결정될 일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CJ E&M이 시장에서 잃은 신뢰는 크다.

CJ E&M은 지난해 3월 통합콘텐츠 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잦은 인사와 조직변동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는 정기주주총회를 코앞에 두고 대표이사를 바꾸는 혼란을 벌이면서 불성실공시법인에 지정됐다.

이후 대표이사는 7개월만에 김성수씨로 또 바뀌었다. 이미 비리 의혹이 알려진 후다. 지난 12일에는 방송과 영화 사업부문장 대표를 또 바꿨다.

잦은 임원 교체가 조직의 유연함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얼마나 제대로 된 인사 시스템 아래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다.

CJ E&M에 대한 시장 반응은 냉랭하다.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합병 시너지를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 주가는 지난해 통합당시 대비 반토막으로 떨어졌다. 이날도 대표이사 구속 소식에 장중 3.3% 급락했다.

한국판 디즈니를 만들겠다는 CJ E&M. 간판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의 깐깐하고 피말리는 오디션은 방송이 아니라, 정작 회사 내부에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

강미선 에디터

증권,굴뚝산업,유통(생활경제), IT모바일 취재를 거쳐 지금은 온라인,모바일 이슈를 취재합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