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전량 환원시 자사주 13.8%만 남아···재단 10%가량 보유 '우호지분' 유력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안랩에 남은 지분마저도 사회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른감이 있지만 안랩의 경영권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원장이 당초 갖고 있는 안랩 주식은 372만주(37.1%). 이중 절반은 이미 '안철수재단'에 기부키로 했다. 지난 2월 기부키로 한 주식 186만주 가운데 86만주를 매각, 현금화해 재단에 넘겼다. 나머지 100만주는 현물 기부할 계획이다.
이 같은 작업을 마무리하면 안 원장의 지분은 18.6%로 줄어든다. 기존 안 원장의 지분과 안랩 자사주 13.8%를 더한 지분은 51%였다.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했다.
하지만 안 원장이 대통령에 당선돼 남은 지분마저 매각하면 안랩 경영진으로서는 자사주 13.8%만이 남게 된다. 일부에서 적대적 M&A(인수합병) 시도가 이뤄질 경우 안정적인 경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는 이유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이는 '기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지분 10% 가량을 현물로 받은 안철수 재단은 지분 매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안랩의 지난해 배당금은 주당 400원. 100주를 기준으로 작년 수준의 배당을 감안하면 연간 4억원의 수익을 얻는다.
안철수 재단이 안랩과는 별개이지만 그렇다고 안랩의 경영권을 위험하게 할 이유도 없다. 안랩이 재단의 지분을 포함 23.8% 정도의 우호지분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안랩의 지분을 대거 소유한 주요주주가 전무하다는 것도 경영권 위협 가능성을 낮춘다. 안 원장과 안철수 재단, 자사수를 제외하면 4.9%의 지분을 갖고 있는 개인투자자인 원종호씨가 최대주주다.
여기에 지난 19일 종가 기준으로 1조2517억원에 달하는 시가총액 규모도 적대적 M&A를 추진하기에 부담스럽다. 지난해 안랩의 매출은 1000억원을 상회하는데 그쳤다.
증권가에서는 매출 및 미래 성장가능성을 고려하면 적정 주가를 5만원 선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치적 이슈로 과한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에 웃돈을 주며 경영권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적다는 결론이다. 공격적인 매수 여력이 있는 외국인 자본의 공격 가능성 역시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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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안랩의 외국인 지분 비율은 1.14%로 소수에 불과하다. 대다수 주식이 소액투자자들에게 골고루 분산돼있어 만일의 하나 경영권과 관련한 분쟁이 일어난다해도 '개미 투자자'들 역시 현 경영진의 편에 설 가능성이 높다.
안랩 관계자는 "회사 역시 안 원장의 나머지 지분 사회환원 결정을 이날 회견에서 처음 접했다"며 "아직 구체적인 결정이 난 것은 없지만 경영권이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나머지 지분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방안마련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존 대기업과 달리 안 원장은 안랩을 자신의 소유로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경영권 보호'라는 표현이 오해를 살 수 있다"며 "안랩의 경영권이란 창업주 개인의 경영 영향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자칫 외부세력에 회사의 비전과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