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이통사들 카톡잡겠다더니...

[기자수첩]이통사들 카톡잡겠다더니...

조성훈 기자
2012.12.17 05:00
↑ 조성훈 정보미디어부 기자
↑ 조성훈 정보미디어부 기자

"카톡은 모바일 세상을 지배해가고 있는데 이통사들은 아직도 RCS서비스 요금 부과를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위기의식조차 없는 겁니다"

최근 한 이통사 관계자는 한탄섞인 자조를 내뱉었다. 국내 이통사들이 카톡과 같은 무료메신저 서비스에 대항하기 위해 올 초부터 RCS(리치커뮤니케이션스위트) 도입을 추진해왔지만 지지부진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 이통사는 당초 상반기 중 RCS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했지만 개발작업이 지연되고 서비스 이용조건에 대한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도입 시기가 7월에서 10월, 다시 12월로 미뤄졌다.

RCS는 이통사가 출시하는 단말기에 기본 탑재되고 특히 기존 SMS처럼 주소록에서 바로 보낼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카톡처럼 별도의 앱을 열지 않아도 된다. 다만 SMS처럼 이통3사가 합의해야하는 서비스가 가능한 구조이다. 사공이 많은 것이다.

실제 과금 여부를 두고 의견이 제각각이었다. 이통사들은 공통적으로 RCS를 무료화를 할 경우 현재 연간 1조원에 달하는 SMS매출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젊은 실무자들은 RCS 무료화가 불가피하고 하루라도 빨리 출시해 가입자를 유치해야한다고 주장하지만 간부들은 당장 줄어드는 SMS매출과 RCS를 통한 신수익창출에 더 골몰한다"고 말했다. RCS는, 안하면 SMS 시장을 빼앗기고 시작하면 SMS매출이 잠식되는 딜레마와 같다.

사실 이같은 고민은 RCS를 도입하기 전에 이미 정리됐어야한다. 더 뛰어나고 편한 카톡이 등장한 순간 이통사들의 SMS 기득권은 그 수명을 다한 것이다. 결국 RCS로 재빠르게 전환하고 현재의 카톡처럼 새로운 차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더 현명하며 고객친화적인 해법이다.

그럼에도 이통사들은 여전히 과거의 기득권에 집착하는 모양새다. 심지어 아직도 이통사 내부에서는 카톡의 잠재력을 우습게 보는 이들이 적지않다는 후문이다.

카카오는 SNS를 너머 소셜게임과 e북,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으로 세계적인 벤치마킹대상이 되고 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배울 점은 배워야한다. 지난 20여년간 IT산업 발전의 중심축이었던 이동통신 서비스가 애플 쇼크 이후에도 여전히 과거의 기득권에 연연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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