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에 있는 빙하 형상 건물은 뭐지?

인천 송도에 있는 빙하 형상 건물은 뭐지?

송도(인천)=류준영 기자
2013.06.17 05:45

[르포]4월 문연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극지연구소 "영하 20~30도 남극자료 관람가능"

"우리나라에는 아직 전문박물관이 없으니까, 만일 함께 지어졌다면 송도 국제업무지구 최고의 명물이 됐겠죠" 최문영 극지연구소 선임연구본부장은 보류된 '극지과학박물관' 설립 계획이 못내 아쉬웠던 모습이었다.

최문영 선임연구본부장/사진=류준영
최문영 선임연구본부장/사진=류준영

지난 4월 29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는 출연연구기관 중에서 유일하게 인천 송도 국제업무지구에 새 둥지를 틀었다. 부설화 이후 9년 만에 신청사 주인이 된 것. 40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3만5887제곱미터(㎡)의 터에 본관동, 연구동, 극지지원동, 기숙사 등 4개 건물이 들어선다.

현재는 기관운영을 위한 본관동과 1층에 270㎡ 정도로 마련된 홍보관이 있는 게 전부다. 본관동 외관은 빙하 형상을 띄고 있다. 먼 거리에서 봐도 한눈에 구분이 됐다. 오는 2015년에 완공될 예정인 연구동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본 따 세워질 예정이다.

박물관 계획이 미뤄졌지만 극지연구소는 아쉬운 데로 2개의 연구동을 박물관처럼 짓기로 했다. 우선 복도에서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을 만들어 일반인들도 빙하나 운석, 남극의 미생물 화석이나 퇴적물 등의 극지시료를 보고 관람할 수 있는 전시가 가능한 형태로 만든다.

최 본부장은 "영하 20~30도를 유지하며, 오염방지와 항온항습 등의 각종 첨단보관기술을 갖춘 클린룸에 보관된 극지시료는 견학 온 학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룸에선 예컨대 10만년전 빙하 시료를 시추해서 연구한다. 이런 빙하는 중금속 오염도가 굉장히 낮다. 때문에 연구실 내부 입방미터 당 먼지가 100개 미만, 그리고 시료 분석실은 10개 미만인 청정룸을 유지해야 한다. 최 본부장은 "청정함 정도가 반도체 공정시설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룸 한 달 전기료가 수백만원에 이른다는 말에 놀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극지연구소는 최근에 염분제거필터링 추가설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바다와 거리가 있긴 하지만 극소량일지라도 바람에 염분이 섞여 있어 클린룸 운영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극지연구소가 인천을 택한 이유는 우선 인천시의 적극적인 구애가 있었다. 경제자유지역에 국제대학캠퍼스는 어느 정도 유치를 끝냈지만, 이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할만한 연구기관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이었다.

한편에선 인천시가 대덕연구개발특구와 같은 과학도시를 조성하려는 포석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극지연수소 입지를 둘러싼 각종 자의적 해석들이 분분했다.

최근엔 부산 지역언론과 주요민간단체가 "극지연구소 인천 잔류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기능이 반쪽자리로 전락하게 됐다"며 "극지연구소를 분리해 인천에 영구히 남겨두려는 시도는 정치적 노림수가 다분한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최 본부장은 "이미 4~5년 전에 극지연구소 인천 잔류가 결정이 정부로부터 났던 사항인 데 어찌된 일인지 이런 논란이 해마다 나오고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국제협력업무가 빈번한 극지연구소 입장에선 무엇보다 지리적 여건상 인천공항과 근접한 데다 근방에 외국인들을 위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도 인천이 주는 큰 매력 중 하나다.

최 본부장은 "해외연구기관이 극지 시료를 요청해 올 경우가 많다"며 "인천 송도는 극지 미생물과 운석, 퇴적물 등의 시료를 국제공항으로 신속하게 운송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라고 말했다.

1층 홍보관엔 남극지질탐사에 실제 사용되고 있는 각종 장비와 남극세종기지·장보고과학기지· 아라온호 축소판 모형 등이 전시돼 있다.

이곳 전시관 홍보팀 관계자는 전시 테이블 위에 설치돼 있는 대형기록지에 응원메시지를 하나 써보라며 기자의 팔을 잡아끌었다.

지구 반대편은 3월부터 8월까지 밤이 가장 긴 동지다. 이 기간 연구원들은 자칫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고 한다. 때문에 극지연구소는 이맘때가 되면 남극세종기지 연구원들에게 보낼 응원메시지를 일반인들로부터 접수받아 보내고 있다.

앞으로 극지연구소 연구 핵심거점이 남극에서 북극으로 옮겨진다. 제일 먼저 캐나다 영해에 들어가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주고 있는 해저 메탄 수화물을 채치·분석할 예정이다.

최 본부장은 "우리나라는 아직 북극해 항로 개척을 위한 수심 조사 등 기본적인 연구를 진행해 본 경험이 없다"며 "3~4년 후 북극점 정복을 위한 연구의 첫 단추를 올 하반기부터 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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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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