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오해 풀지 못하고 남탓하는 KBS

[기자수첩]오해 풀지 못하고 남탓하는 KBS

이학렬 기자
2013.12.20 05:29

우선 반성한다. 지난 17일 'KBS "스마트폰·PC도 수신료 4000원씩 내라"'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썼다. KBS가 스마트폰 대당 매달 4000원씩 받겠다는 정책제안을 했다는 내용이다.

엄밀히 말하면 사실과 다르다. 'TV를 보지 않는 가구 내 스마트폰 이용자에게만 부과하고 TV를 보고 있는 세대의 구성원에는 추가 부담이 없다'가 정확한 내용이다.

그런데 심지어 KBS 직원조차 "내 스마트폰에 수신료가 추가로 부과되는 줄 알고 있었다", "말도 안된다"며 반발하는 직원도 적지 않았다. KBS가 오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입장을 밝힌 셈이다. KBS는 다음 날 해명자료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수신료를 내는 세대에 추가 부담은 없다"며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하지만 스마트폰 수신료 부과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여전히 KBS는 스마트폰에 수신료를 부과하고 싶어한다. 더군다나 세간의 오해를 서운해 한 KBS는 '거짓말'을 했다.

'스마트폰에 수신료 부과해달라는 정책제안'이 수신료 인상안과는 별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KBS가 제출한 수신료 인상안 목차에는 분명히 '법·제도 개선 제안'이 있고, 여기에 스마트폰 수신료 부과가 포함돼 있다.

'수신료 인상과 스마트폰 수신료 부과가 별도'라는 KBS 해명이 쉽게 납득되지 않을 수밖에 없다. 수신료 인상과 별도라면 굳이 수신료 인상안에 이 내용을 포함시킬 이유가 없다. 수신료를 인상하는 이유와 산출근거만 있었던 2010년 수신료 인상안 목차와도 큰 차이가 있다.

이러니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인다'는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만일 의도가 없다면 정책제안은 다른 방법을 통해서 하면 되고 이번 수신료 인상안에서는 빼면 된다.

김충식 방통위 부위원장이 "수신료 인상과 관련없는 정책제안이라면 문서에 넣지 말았어야 했다"며 "정책적으로 건의하고 싶으면 다른 방법으로 의견을 주면 된다"고 지적한 이유다.

게다가 KBS는 이같은 오해를 생기게 한 원인으로 방통위 상임위원을 꼽았다. 오해를 만든 주체는 수신료 인상안에 '스마트폰에 수신료 부과'를 포함한 KBS 당사자임에도 문제를 제기한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사실을 왜곡했다고 뉴스를 통해 보도했다. 국민 혈세로 운영되는 KBS 뉴스가 KBS 주장을 전달하는 도구가 돼서는 안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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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렬 사회부장

머니투데이에서 사회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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