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에서 외국인이 택시를 잡고 이렇게 묻는다. "코리아 리서치 인스티튜트 오브 스탠다드 앤 사이언스, 플리즈(Korea Research Institute of Standards and Science, Please)!"
운전사가 못 알아듣자 다시 짧게 묻는다. "크리스, 유 노(KRISS, you know)?"
승객이 가려는 곳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하지만 이 같은 말을 들었을 때 외국어 실력자라 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Korea Research Institute of Bioscience and Biotechnology·KRIBB), 한국원자력연구원(Korea Atomic Energy Research Institute·KAERI) 등도 영문이름이 어렵고 복잡하긴 마찬가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바이오 랩'(Bio Lab),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아토믹 랩'(Atomic Lab) 식으로 고쳐 달면 훨씬 부르기도 기억하기도 쉬울 텐데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중 하나로 해외 우수 신진연구자 국내 유치에 적극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정주 여건 개선부터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그 첫 시작은 연구소 간판부터 우리 뿐 아니라 외국인도 알기 쉽도록 간단하게 바꿔 다는 일일 것이다.
최근에는 출연연 성격이 바뀌면서 20~30년된 간판 변경 움직임도 일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30년만에 '국토과학기술연구원'으로 바꿔달라는 요청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건설기술의 융복합 및 선진화 추세에 부응하고, 국토관리 분야로 연구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연구원 이름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도 '교통과학기술연구원'으로 바꾸는 작업에 착수했다. R&D(연구개발) 범위가 철도 뿐 아니라 다른 대중교통 수단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과거의 이름에 얽매 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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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연의 역할은 앞으로 융복합 기술 중심의 대형 R&D 프로젝트로 바뀌고 해외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 기회도 늘 전망이다. 이제 우리나라 출연연들도 핵심 기능을 담은 알기 쉬운 이름으로 거듭나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