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통신사들이 팬택 출자전환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출자전환에 동의하면 받아야할 돈 1800억원을 주식으로 받게된다.
금액이 비록 많지만 하루에도 보조금으로 수백억원을 쓰는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큰 돈은 아니다. 더군다나 출자전환을 하지 않는다고 받을 수 있는 돈도 아니다. 팬택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들이 출자전환을 진짜 고민하는 이유는 당장 현금 부담 때문이 아니라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수 있어서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출자전환하면 주주로서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팬택 주주가 되면 배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이 출자전환하면 팬택 지분을 상당부분 보유하게 된다. 기존 주식에 대해 10분의 1 감자가 이뤄지고 액면가로 출자전환한다면 이동통신사들은 팬택 지분 약 35.5%를 보유하게 된다.
지분율이 높다고 팬택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 단일회사로서 팬택의 최대주주는 퀄컴이지만 퀄컴은 팬택 경영에 어떤 참여도 하지 않고 있다. 퀄컴, 산업은행에 이어 3대 주주인 삼성전자도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누구도 퀄컴, 삼성전자에 팬택을 지원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워크아웃의 팬택 경영을 책임지는 곳은 채권단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동통신사들이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 채권단과 이동통신사간 협의 과정에서 "이동통신사들이 원하면 채권단에 참여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사들이 채권단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 팬택의 1차 고객으로써 '팬택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팬택이 홀로 설 수 있도록 월 15만대의 스마트폰을 사주는 것은 어렵지 않다. 팬택을 살리기 위해 추가로 돈이 필요하다면 다른 채권단과 마찬가지로 추가 출자에도 나서야 한다.
이동통신사들이 팬택 경영에 참여한다는 전제로 출자전환을 고민한다면 더 많은, 더 진지한 고민을 하길 바란다. 1800여명의 팬택 직원과 그보다 더 많은 팬택 협력사 직원들의 생사가 이동통신사의 결정에 달려있어서다. 하지만 팬택 경영에 참여할 생각도 없는데 마치 팬택 미래를 혼자 책임지는 것처럼 '추가 출자 우려 때문에 출자전환에 반대한다'는 변명은 이동통신사의 오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