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총수 부인외 뇌과학 교수가 의기투합한 이유는?

대기업 총수 부인외 뇌과학 교수가 의기투합한 이유는?

류준영 기자
2015.01.17 05:00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KAIST 김대식 교수, 인공지능 연구 모임 '싱귤래리티 99' 발족

싱귤래리티 99 홈페이지
싱귤래리티 99 홈페이지

“인공지능이 인류 문명에 가져올 혜택뿐 아니라, 위험성도 함께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김대식 교수) “‘감정 소통 로봇’ 같은 주제로 제작 공모전을 해보고 나니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겠더라고요.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를 지금부터 대비해야겠죠.”(노소영 관장)

대기업 총수 부인과 뇌 과학에 정통한 유학파 교수의 의기투합은 그렇게 시작됐다. 이르면 20년 후, ‘인공지능’이 초래할 부작용과 사회적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공통 인식이 ‘우연히’ 두 사람 사이에서 싹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뇌 과학자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이 공통 인식을 바탕으로 인공지능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하는 포럼 행사를 준비 중 인 것으로 16일 전해졌다. 인공지능을 먼 미래의 일로 넘기지 않고 현실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의기투합은 특별한 시도로 비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대식 KAIST 교수,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사진=이기범 기자, 싱귤래리티 99
(사진 왼쪽부터) 김대식 KAIST 교수,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사진=이기범 기자, 싱귤래리티 99

노 관장과 김 교수는 지난해 12월, ‘인공지능’ 관련 연구 모임인 ‘싱귤래리티(singularity) 99’를 발족했다. ‘싱귤래리티’는 기계능력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기 시작한 시점을 뜻하며, ‘99’는 기술의 발달로 99%가 일자리를 잃고 1% 슈퍼 프로그래머만 부와 권력을 차지하는 사회를 경계하겠다는 의미로 쓰인다.

두 사람이 이 모임을 결성한 까닭은 무엇일까. 노 관장은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현재 서울대·서강대 융합 전공 겸임 및 초빙 교수를 맡는 등 과학계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그는 아트센터 나비에서 기술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여러 차례 다양한 실험을 수행했고, 올해 ‘감정 소통 로봇(사람이 할 일을 대신해주는 기계) 프로토타입’ 제작 공모전을 실시하는 등 인공지능에 대해 남다른 애착과 관심을 보여왔다. 개인적인 관심사와 부합한다는 것이 첫째 이유다.

결정적인 동기는 최근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과학계에서 본격적으로 터져 나왔기 때문. 영국의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 등 세계적 석학들은 “인공지능이 촉발할 이른바 ‘2차 기계혁명’으로 사회·경제·정치가 ‘도미노식’ 혼란을 빚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폈다.

여기에 김 교수가 불을 지폈다. “적어도 20~30년 후 국·영·수를 할 줄 아는 기계가 등장하면 인간은 기계와 일자리를 두고 다툴 것”이라며 “인공지능이 인류 문명에 가져올 위험성과 혜택을 함께 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고 주장한 김 교수의 의미심장한 발언이 노 관장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싱귤래리티 99에는 노 관장의 장녀인 최윤정 씨가 프로젝트 매니저로 참여 중이다. 최씨는 미국 시카고대에서 바이오 기술 분야를 전공한 예비여성과학자다.

싱귤래리티 창단 회원들은 지난 15일 앞으로 운영 방향을 모색하는 회의를 열었고, 김 교수는 올해 상·하반기에 각각 1회씩 국내, 국제 규모의 포럼행사를 추진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지능 관련 국제 규모의 포럼은 미국 MIT, 스탠퍼드대, 영국 옥스퍼드대와 프린스턴대 등 4곳에서 현재 운영 중이며, 싱귤래리티 99가 계획대로 추진하면 아시아에선 첫 번째 포럼 행사가 된다.

싱귤래리티 99는 이 행사에서 △인공지능시대 교육시스템 △관련 법제도 신설 및 정비 △실업률을 낮출 경제정책 제시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정치, 재계 및 법조계 등 사회·과학기술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논제를 풀어갈 예정이다. 또 최근 개설한 인터넷 커뮤니티(www.singularity99.com)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인공지능의 장·단점도 구체적으로 전달한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을 통한 ‘2차 기계혁명’ 시대를 무조건 좋게만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일어날 문제에 대해 먼저 접근해 그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사회 혼란을 줄여 인간에게 더욱 유익한 인공지능 시대를 맞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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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미래사업부) 차장 ·한국과학기자협회 이사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석사 졸업 ·한양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2020년 대한민국과학기자상 ·(저서)4차 산업혁명과 빅뱅 파괴의 시대(공저, 한스미디어) ■전문분야 -벤처·스타트업 사업모델 및 경영·홍보 컨설팅 -기술 창업(후속 R&D 분야) 자문 -과학기술 R&D 정책 분야 컨설팅 -과학 크리에이터를 위한 글쓰기 강연 -에너지 전환,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자문 -AI시대 기술경영 및 혁신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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