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엔씨소프트 경영권 참여 공식 선언…적대적 M&A ? "득보다 실" 엔씨 반발

넥슨이 엔씨소프트 경영권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엔씨소프트 최대 주주로서 적극적인 투자자의 역할을 하겠다는 경영 참여 의지를 밝힌 것.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측은 "신뢰를 저버린 행위"라며 반발했다. '다른 형태의 협력'이라는 넥슨의 입장과 '두 회사 간 이질감이 심해 시너지보다 손해가 클 것'이라는 엔씨소프트의 입장이 엇갈린다.
지난해 10월 넥슨은 주식 8만8806주(0.38%)를 장내 매수했다. 넥슨은 현재 넥슨 재팬이 보유한 지분을 포함해 15.08%로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있다. 현재 김택진 대표와 특수관계인, 자사주 등을 합친 지분은 19.09%로 넥슨이 5% 이상 보유지분을 늘리게 되면 적대적 M&A도 가능한 상황이다.
◇'입장 바꾼' 넥슨의 사정…"M&A 불발, 협업도 안되고 시장은 바뀌었다"
넥슨은 27일엔씨소프트(227,500원 ▲6,500 +2.94%)에 대한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함을 공시했다고 밝혔다.
넥슨은 엔씨소프트 경영참여 목적이 2년여 전보다 더욱 긴박해진 게임 산업의 변화 속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협업과 민첩한 대응이 필요함을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012년 이뤄진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빅딜은 대형 M&A(인수합병) 때문이었다.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세계로 뻗어나가 보자는 대의 아래 최대주주를 넘기고 실탄을 확보해 세계적인 게임사 EA(일렉트로닉아츠)를 인수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당장 대형 M&A는 실패했지만 기왕 손을 잡게 된 업계 맏형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공동개발 등을 통해 시너지를 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공동 개발해오던 '마비노기2' 프로젝트는 지난 1월을 기점으로 접혔다. 이후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협업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넥슨은 2012년 엔씨소프트 주식 321만8091주를 주당 25만 원에 취득했다. 총 투자금액은 8045억 원으로, 지분 14.7%를 확보했다. 8000억 원이라는 큰 자금을 그저 묵혀두기에는 넥슨 입장에서도 무리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퍼블리싱(유통)에 강한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라이브게임인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 등을 적극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내다보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보유하고 있는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추가 사업도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 경영권이 변동되더라도 라이브서비스는 크게 흔들릴 염려는 없다고 분석하는 시각이 많아 넥슨에서 엔씨소프트를 적극 활용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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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추락하면 그땐?" 반발하는 엔씨소프트의 사정 "길이 다르다"
엔씨소프트는 넥슨의 투자목적 변경에 크게 반발했다. 엔씨소프트의 첫 반발은 3개월 전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0.38%를 추가 매수했을 때다. 당시 넥슨 측에서는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엔씨소프트는 "추가 매수에 관한 어떤 언질도 없었다"며 "경영권에 욕심이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당시 불거진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얼굴 붉히기에 김정주 넥슨 회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핫라인'이 무너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뒤따랐다.
3개월 만에 넥슨이 투자 목적을 변경하자 엔씨소프트는 "넥슨이 약속을 저버렸다"고 반발했다.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투자목적 변경에 대한 언질을 받은 것은 지난 주. 엔씨소프트 측은 "언제 공시가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연락 받지 못했는데 결국 올 것이 왔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측에서는 넥슨의 경영참여 의지를 2가지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단기적 부양책의 일환이거나 실질적인 경영 참여라는 것. 엔씨소프트에서는 넥슨의 경영 참여 의지 발표로 주가가 급등한 뒤 넥슨이 발을 뺄 경우 결국 주주가치가 훼손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적극적인 경영참여로 이어질 경우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엔씨소프트 측은 "넥슨재팬과 게임 개발 철학, 비즈니스 모델 등이 이질적이어서 이번 넥슨재팬의 일방적인 경영 참여 시도는 시너지가 아닌 엔씨소프트의 경쟁력의 약화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의 대응에도 관심이 모인다. 김택진 대표가 자신의 지분을 정리하면서 얻게 된 현금 8000억 원을 다시 경영권 방어에 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우리 측에서도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