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전세계 최고 화이트해커 뽑는 시험지 만드는 화이트해커, 이승진 그레이해쉬 대표

지난 7,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세계 각국에서 해커들이 모였다. 미래 화이트해커를 꿈꾸는 청소년부터 국제 대회 참여 경험이 풍부한 일반 화이트해커팀까지. 실력을 겨룰 수 있는 고난이도 해킹 문제들을 찾아 온 것이다.
그 중심에는 국내 대표적인 화이트해커로 알려진 이승진 그레이해쉬 대표가 있다. 참가자들을 불러 모은 문제를 만든 주인공이다. 올해 8회를 맞은 '코드게이트' 국제해킹방어대회에 출제를 맡았다. 2009년 첫 인연을 맺고 여러 차례 출제자로 활약해왔다.
"국내 최초로 열린 국제 해킹 대회에서 출제자로 일하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우리가 낸 문제를 푸는 참가자들이 어려워하면서도 즐기는 것을 봤을 때 희열을 느꼈죠. 국제 대회를 운영한다는 점에 자부심도 생기고. 이번에는 10명 정도로 출제팀을 꾸려서 문제를 연구했죠."
대회를 준비하는 시간은 즐겁지만 치열했다. 해가 갈수록 참가자들의 수준이 올라가기 때문에 그에 맞는 고난이도 문제를 만드는데 큰 노력이 들어간다는 것. 올해는 해외 보안전문가도 출제팀에 참여시켰다. 세계적 수준의 참가자들이 문제를 너무 빠른 시간에 풀어서도 곤란하고 문제에 오류가 있어도 안된다는 부담감에 크로스체크도 여러 번 진행했다.
이 대표는 "출제진이 의도하지 않은 방법으로 일부 문제를 푼 참가팀들도 나오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예상 밖의 '정답지'가 출제진으로서는 반가웠다"고 말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도 해킹의 한 과정이고, 그만큼 참가자들의 실력이 향상됐다는 방증으로 보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의 수준이 올라간 만큼 컨퍼런스 내용도 더욱 풍부해졌으면 한다고 이 대표는 덧붙였다.
"세계적인 행사를 보면 최신 기술 공유라는 큰 목적으로 다양한 발표를 진행해요. 우리 행사도 국제 대회 위상에 맞게 발표 내용이 더 풍부해진다면 명실공히 세계적인 행사로 해커들에게 더 인정받을 수 있을 겁니다."
올해 대회는 특히 중국 Oops팀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화제를 일으켰다. 비교적 신생 해킹 팀으로 최근 국제 해킹 방어 대회에서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Oops팀이 코드게이트까지 휩쓸면서 국제 해킹 분야에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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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운데 국내 해커팀들의 상위권 진출을 못한 점이 못내 아쉽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국내 보안 인력의 규모는 인구 수나 산업계를 감안하면 작지 않고 아시아 국가 가운에도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보안 인력의 질적 향상은 과제로 남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공격을 알아야 방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뛰어난 화이트햇 해커들이 많이 필요하다"며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프로그램(BoB) 등 좋은 인력 양성 모델도 있지만 정·학·연 등이 협력해 훌륭한 화이트햇 해커들을 더 많이 배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전보다는 뛰어난 국내 해커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는 데 희망은 여전히 있다. 이 대표는 "머지않아 우리나라 팀이 국제 해킹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번 코드게이트 해킹방어대회는 일반부, 주니어부로 진행돼 각각 87개국 1540팀(4520명) 56개국 512명이 참여했다. 주니어부 우승자는 일본의 유키코이케 군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