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밀당]핀테크 솔루션 개발 벤처기업, 규제 풀리기만 기다린 사연

금융위원회가 지난 18일 핀테크 활성화 방안 중 비대면 실명인증을 오는 12월부터 허용키로 발표하면서 그동안 핀테크 솔루션을 개발해온 벤처기업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핀테크 전문 벤처기업 티에이네트웍스는 2년 전부터 비대면 실명인증 솔루션인 엠팩(Mpac)을 준비해왔다. 방식은 △영상통화 △기존 신용카드 등 활용 △신분증 확인 등이다. 다행히 금융위가 필수로 선택해야 한다고 고시한 방식에 포함되는 방안이다.
금융위의 핀테크 활성화 방안 발표 전까지 티에이네트웍스는 막막한 시기를 견뎌야 했다. 핀테크 관련 규제가 언제 해소될지 알 수 없는 데다 어떤 솔루션이 채택될지도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목승환 티에이네트웍스 이사는 "당시 금융권 사람들은 규제가 풀릴 일은 절대 없을 거라며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고 했다"며 "시작할 때부터 주변 혹평에 시달려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지 수십번 고민했다"고 회상했다.
티에이네트웍스는 미국이나 영국에서처럼 핀테크가 활성화되는 날이 올 것으로 믿고 묵묵히 사업을 추진했다. 가능성 있는 비대면 인증 방식 수십 가지를 모두 검토하고 개발했다. 최종적으로 영상통화 등 3가지 방식으로 추리고 개발하는 데만 1년 넘게 걸렸다. 연구개발비도 다른 솔루션을 개발할 때보다 배 이상 들었다.
목 이사는 "최근 금융권에서 미팅 요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 규제가 풀려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티에이넥트웍스가 개발한 영상통화 방식은 예컨대 고객과 은행 콜센터 직원이 화상 전화를 통해 실명을 인증하는 방식이다. 기존 신용카드를 활용하는 방법은 이미 모바일 결제 시스템에 도입돼 있다. 예컨대 애플 앱스토어에 결제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실제 존재하는 계좌인지 확인하기 위해 소액을 결제했다 환불하는 것이다. 신분증 확인 방식은 신분증 사진과 행정자치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행자부는 아직까지 이 시스템을 온라인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허용하지는 않은 상태다.
보안문제에도 신경 썼다. 영상통화 인증시 해킹이나 녹화된 영상 등을 활용할 위험이 있어 실시간으로 인증 중에 OTP(무작위 생성 일회용 패스워드)를 발송해 입력하도록 했다. 지문이나 홍채 등 신체의 고유한 특성을 활용하는 생체인식은 제외했다. 현재 기술로는 인식률이 높지 않아 오류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시스템 오류 발생시 책임 소재도 불명확해지는 위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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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에이네트웍스는 업력 13차 벤처기업으로 핀테크라는 단어가 없던 시절부터 금융 관련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해왔다. 100여건 이상의 특허도 보유 중이다. 목 이사는 SK 커뮤니케이션 금융 팀장을 역임해 네이트온 미니뱅크, 메신저 뱅킹 등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현재 카카오 페이와 비슷한 서비스를 추진했던 것.
그는 "2000년대 초·중반부터 페이팔이나 카카오페이와 같은 서비스 개발을 고민해왔지만 사람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등 시장이 열리지 않았었다"며 "추후에 반드시 핀테크 산업이 클 것을 예상하고 고민해왔던 부분을 실제로 구축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다만 무분별한 시장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현재 핀테크 스타트업(초기기업)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금융에 대한 성숙도가 낮은 업체들의 무분별한 진출로 부작용이 나타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급작스런 시장 확대로 시스템 오류가 다수 발생하면 책임소재가 개발업체 혹은 금융권에 있는지 불분명해 혼란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핀테크 시장의 개방성뿐만 아니라 보완성에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