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속에 담긴 내 정보 30가지

누군가 잃어버린 스마트폰을 손에 넣었다. 비밀번호도 잠겨 있지 않아 앱(애플리케이션)을 하나씩 뒤적이다보니 일면식 없는 스마트폰 주인 이름 '김모모'를 알게 됐다. 이름은 물론 생년월일, 가족 사항, 주소, 그조차 기억하지 못할 1, 2년 전 쇼핑목록까지 스마트폰에 담겨 있었다.
손바닥 기기 안에 도대체 얼마나 많은 정보가 숨어있는걸까. 흥미가 생기면서 60개가 넘는 앱을 다 열어보게 됐다. 스마트폰 속 여행을 마치고 나니 이제는 '김모모'가 오랜 친구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지난달 상하이로 가족 여행 다녀온 모모씨, 가장 가까운 직원은 강 대리
김모모씨의 주변 사람 670명(주소록), 전화번호 목록부터 눈에 띈다. 아내와 딸, 부모님 등 가족부터 직장 상사, 거래처 직원 번호가 줄줄이 나온다. 전화번호는 물론 이메일 주소, 메모해둔 신상정보가 쏟아진다. 영업맨인지 명함을 찍어서 저장해둔 주소록에는 직책과 담당업무 등도 적혀있다.
그 중에도 최근 자주 통화하는 사람은 강 대리(통화목록)다. 아침, 저녁으로 전화를 하는 것은 물론 휴일까지도 업무 진행 사항을 나눈 메시지(모바일메신저)가 가득하다. 거래처 한 과장과는 최근 기존보다 큰 두 배 큰 규모로 계약을 성사하기 까지(이메일)가장 자주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이번 주말에는 친구들과 골프 모임(캘린더)이 있고, 다음 주에는 세종시로 출장을 떠난다. 한달에 한두번 꼴로 지방 출장을 간 KTX e티켓과 각종 음식점에서 적립한 마일리지카드(티켓, 마일리지 관련 앱)로 자주 가는 음식점도 알 수 있었다.
김씨는 가정적인 남편이었던 것 같다. 딸을 초등학교, 학원 등에 주기적으로 데려다주고(내비게이션)집 앞 마트에서 이틀에 한번은 장을 본 결제내역(문자메시지)이 있는 것을 보면. 지난달에 김씨는 중국 상하이로 가족과 여행을(사진첩)다녀왔는데 가족과 주기적으로 국내외 여행을 다니는 편이다.
주로 체크카드를 사용하고 신용카드는 한 장 뿐(전자지갑)이라는 점을 보면 알뜰한 소비 습관도 엿볼 수 있었다. 다만 한달에 술값은(뱅킹·가계부)꽤 많이 나가는 편이었다. 주로 회사 근처인 종로에서 술을 마시고 자정쯤(콜택시)집에 들어갔다.
◇만난적도 없는 타인의 취향이 한눈에…집안까지 실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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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앱 사용 내용을 통해 그의 관심사도 한 눈에 들어왔다. 웹서핑을 할 때는 주로 정치 뉴스를 많이 봤고(포털)여당 국회의원을 주로 팔로잉하는 점을(소셜네트워크서비스)보면 정치적 성향도 짐작이 갔다.
타인의 취향도 분야별로 꿰뚫어 볼 수 있다. 음악 취향은 브릿팝(음악플레이어), 좋아하는 커피는 별다방 아이스아메리카노(커피숍), 가장 관심있는 주식 종목은 IT(정보기술)분야 기업(모바일HTS),좋아하는 영화 장르는 슬릴러물(영화관),즐겨보는 방송 프로그램은 리얼예능(N스크린),휴일에는 동네 00치킨에서 후라이드 치킨을 자주 시켜먹고(배달), 소설보다는 자기개발서(e북리더)를 선호하는 독서습관까지.
스마트폰으로 본 김씨는 건강관리에 철저한 사람이다. 평일 저녁 한강 공원을 따라 저녁 조깅을(달리기 트레이너)하고 스마트밴드를 이용해 심박동 수(건강)등을 꾸준히 체크한다. 하루 식사분을(다이어트 다이어리)꼼꼼하게 적는 편이다. 평균 하루 수면 시간은 6~7시간(수면 도우미)정도다. 심지어 반려견 건강상태(팻핏)까지도 데이터를 모아 관리한다.
김씨네 집 사정도 속속들이 파악된다. 월 평균 가스 요금과 통신비(청구서), 최근 온라인몰에서 산 집안 용품(쇼핑), 자동차 배터리 수준(카서비스)등을 확인했다.
이정도 스마트폰을 뒤적이다보니 김씨 사생활을 훔쳐봤다는 죄책감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압권은 마지막에 눌러본 앱이었다. 집안 거실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김씨 집안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던 것.(스마트홈)섬뜩함이 느껴져 그만 스마트폰을 떨어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