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장윤옥 기자
분당서울대병원의 한호성 부원장은 의사로서 이미 많은 것을 이뤘다. 이전까지만 해도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어린아이의 간 복강경 절제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하는 등 간이나 담낭 분야 복강경 절제에서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는 명의다. 절망에 빠진 암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노력은 한 부
원장을 항상 새로운 도전으로 이끌었고, 그 결과 외과 분야에 새로운 길을 만들어낸 것. 덕분에 남들은 하나도 갖기 힘든 세계 최초의 성과를 여럿
이뤄냈고 그 명성에 힘입어 미국 영국 일본 등 많은 선진국 의사들이 분당서울대병원에 연수를 올만큼 병원 외과의 위상도 높아졌다.
의사로서 최고의 경지에 오른 한 부원장이 최근 새로운 도전장을 던졌다. 바로 4D프린팅의 의료분야 활용이다.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려는 것이다. 4D프린팅은 시간에 따라 모양이 변하는 물질을 재료로 3D프린팅을 해, 다양한 효과를 거두는 기술이다. 특히 의료분야에서는 치료효과를 높이고 환자의 고통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일찍부터 주목을 해 왔다. 하지만 아직 세계적으로도 개발 초기 단계여서 실제 활용 사례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많은 부위를 절개하지 않고도 수술효과를 내는 복강경 같은 최소침습 시술 분야나 스텐트 시술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합니다. 우리 의료진들이 그동안 해 왔던 방법을 답습하는 데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대안을 적극적으로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죠. 여기에 4D프린팅 기술에 기반을 둔 새로운 치료법을 적용한다면 우리의 의료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다른 분야로의 파급효과는 물론이구요.”

한 부원장은 4D프린팅 기술을 의료분야에 적용하면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지는 것은 물론 치료효과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원장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스텐트 시술이다.
“암이나 고혈압 환자의 경우 스텐트 시술을 많이 하는데 사람마다 체형은 물론 증상이 각기 달라 스텐트를 원하는 위치에 고정시키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여러 번 시술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요. 이 경우 CT를 이용해 환자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4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맞춤형 스텐트를 만든다면 성공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겁니다. 체내에 삽입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모양을 바꿀 수 있고 치료효과를 내는 스텐트를 개발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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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원장은 4D기술을 이용하면 지금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환자에게 필요한 시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가 4D프린팅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어깨를 겨룰 수 있을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4D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이제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분야입니다. 구체적으로 활용된 사례는 별로 없고 그나마 실험실 수준이지요. 모두 출발선상에 서 있는 셈입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더 빨리 필요한 아이디어를 내서 만들어 내느냐 하는 겁니다. 그 점에서 분당서울대병원은 다른 곳보다 여러 가지로 유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바로 옆 HIP(헬스 이노베이션 파크)에 다양한 협력을 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이나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포진해 있고 서울대와 KAIST 등 우수한 재료공학과 연구진들과도 공동연구를 하고 있지요.”
분당서울대병원은 4D프린팅 기술개발을 본격화하기 위해 최근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MOU를 맺고 이 분야의 새로운 연구개발 과제를 개발, 시범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또 일반인과 의료진을 대상으로 4D프린팅 교육과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등 해당 기술의 저변확대에도 힘쓸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산학연이 참여하는 추진협의회를 구성,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수립한다는 예정이다.
“맞춤형 제작이 가능한 3D프린터와 생체기술을 바탕으로 한 바이오 기술의 결합은 엄청난 혁신을 이뤄낼 것입니다. 지금까지 세상에 없었지만 인류에 꼭 필요한 것들이 많이 탄생하겠지요. 4D프린팅 기술의 개발은 그 혁신의 한 가운데 뛰어드는 일입니다. 그동안 우리 의료진들이 세계적인 성과를 낸 것은 새로운 기술을 적극 받아들이고 발전시켰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새로운 성과를 만들어낼 것으로 확신합니다.”
[본 기사는 테크엠(테크M) 2015년 8월호 기사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매거진과테크M 웹사이트(www.techm.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