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플러그인' 뽑고 웹 표준 꽂자

[기고]'플러그인' 뽑고 웹 표준 꽂자

조윤홍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산업진흥본부장
2015.08.25 03:02

밀려나는 플러그인 기술 벗어날 시점…앞서느냐 뒤좇느냐 문제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윤홍 인터넷산업진흥본부장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윤홍 인터넷산업진흥본부장

구글의 'NPAPI'(Netscape Plug-in API) 지원 중단 시점이 한 달 앞으로 왔다. NPAPI는 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 기능을 확장하기 위한 기술이다. 크롬 외에도 여러 웹브라우저들이 사용했던 기술이지만 파이어폭스, 오페라 등 최근 NPAPI 지원 종료를 연이어 예고했다.

NPAPI 지원 종료는 기술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PC로는 문제없던 서비스가 모바일에서는 접속되지 않아 불편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NPAPI와 같은 '플러그인'(특정 기능 실행을 돕는 확장 프로그램)이 모바일 환경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플러그인 기술은 1990년대에 만들어진 낡은 기술 구조에 기반을 둔다. 프로그램 충돌, 설치와 실행 오류 같은 문제를 일으키고 모바일 웹 구현도 어렵다. 급속히 확대된 스마트폰 대중화로 고려할 때 플러그인은 현재 모바일 환경과 맞지 않다. 또 외부에서 접속 통제나 제한 없이 사용자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어 악성코드 등 보안에 취약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는 플러그인 지원 중단 필요성이 제기된 배경이다. 최근 화제가 됐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새 웹브라우저 엣지가 플러그인의 일종인 '액티브엑스(ActiveX)'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소식도 일맥상통한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강국'으로 불렸지만, 액티브엑스, NPAPI 등 플러그인 같은 비표준 인터넷 이용환경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따라 다니고 있었다.

문제는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변화가 시작됐음에도 이 속도를 우리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5월 인터넷진흥원이 조사한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국내 민간 주요 200대 웹 사이트 중 78개에서 총 241개의 NPAPI가 이용되고 있었다.

이 중 약 80%에 해당하는 192개의 NPAPI가 인터넷상의 상거래 관련 결제, 인증, 보안 기능에 집중됐다. 서비스 분야별로는 금융이나 포탈, 쇼핑 관련 웹 사이트에서 주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PC에서 사용되는 브라우저 이용률을 살펴보면 MS의 IE가 88%, 구글의 크롬이 9%, 모질라재단의 파이어폭스가 2%다. 크롬과 파이어폭스 등의 이용률이 낮지만 그렇다고 11%를 외면할 수도 없다. 모든 이용자들이 문제없이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완료해야 하는 시점이 임박했다.

방법은 있다. NPAPI의 결제, 인증, 보안 등 기능에 대해서는 다양한 대체기술들이 일부 상용화돼 있다. 파일처리 등 일부 기능은 웹 표준 기술로도 대체할 수 있다. 당장은 어렵지만 국내 인터넷 이용환경을 글로벌 웹 표준으로 개선하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웹사이트 개발자, 운영자들이 웹 표준으로 가고 있는 국제 흐름의 방향과 함께해야 한다. 웹브라우저사들의 정책변화를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웹 표준기술, 대체기술 등을 신속하게 적용하는 등 NPAPI 중단으로 인한 이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웹 서비스 개발 및 전환 노력이 필요하다.

웹 표준이라는 근본으로 가기 위해서는 현재 PC와 같은 개인의 단말기기 단위에서 구현한 결제, 인증, 보안 등 기술을 서버 단위에서 처리하고 제어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물론 이러한 변화를 하루 아침에 이룰 수는 없다. 고도의 기술적 역량, 구현 방식의 혁신뿐만 아니라, 때론 서비스 제공 방식의 변경과 관행에 대한 수술이 필요다.

비록 지금은 늦었지만, 웹 표준을 위한 기술역량 강화와 변화 노력을 통해 국제표준을 따라 잡는 것은 물론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IT(정보기술) 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회복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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