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발전에 따른 '창조적 파괴' 불가피…전통산업 선제 대응+새 비즈니스 모델 발굴만이 해결책
#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본사 앞에서 전국대리운전협회 소속 회원들이 카카오의 대리운전시장 진출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카카오가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막상 카카오는 대리운전시장에 진출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 지난 7월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의 바로결제 수수료를 0%로 내렸다. 배달앱 수수료 문제는 소상공인들의 오랜 불만이었다. 배달의민족은 광고 플랫폼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수수료 매출을 대체할 계획이다.
모바일 업계가 진출하는 O2O(Online to Offline) 분야가 다양해지면서, 전통산업과의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배달앱 시장에서 이미 한차례 갈등이 빚어졌고, 모바일 쇼핑 플랫폼 쿠팡의 경우 당일배송 서비스 시작 후 기존 택배 업체와의 갈등이 발생됐다. 최근에는 이사, 반찬배달, 세차 등 다양한 부분에서 서비스가 새롭게 생겨나고 있어 향후 전통산업과의 충돌 분야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발전 이끄는 '창조적 파괴'…혁신과 도태는 필연
전문가들은 IT산업과 전통산업과의 충돌이 '창조적 파괴'의 관점에서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입장이다. 창조적 파괴란 경제학자 조셉 슘페터가 기술의 발달에 경제가 얼마나 잘 적응해 나가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제시했던 개념이다. 기술혁신으로 낡은 것을 파괴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변혁을 일으키는 과정이 기업경제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스마트폰 사용률이 높아지면서 창조적 파괴는 필연적인 수순이 됐다.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 웹을 통한 쇼핑은 기존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가 이용자와 판매자간 유통 채널을 대체하면서 중개업자의 시장을 침범하는가 하면, 아예 판매자의 영역을 대체하는 현상까지 나타난다. 새로운 미디어에 대응하지 못하는 전통 사업자는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례로 '카카오택시'의 성공은 콜택시 업계의 급격한 변혁을 가져왔다. 배달 앱은 이용자의 배달 주문 패턴을 바꿔놓았다. 대리기사 업계가 카카오의 시장진출 선언 이전부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카카오택시'의 O2O 성공사례를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택시 서비스는 이용자와 택시를 중개해주는 플랫폼 역할을 하기 때문에 콜택시 업체의 영역 침범에 그친 사례다. 개인택시 기사나 택시법인은 오히려 카카오 택시를 환영하는 상황. 반면, 반찬 배달 서비스 '배민 프레시', 콜세차 서비스 '인스타워시', 이사 서비스 '짐카' 등은 전통산업이 담당하던 '판매' '서비스'를 직접 진행함으로써 중개업자, 판매업자 영역 침범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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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은 '선제대응'과 '파이 확대'
전문가들은 상생의 방법으로 2가지 모델을 제시한다. 첫째는 전통산업 영역에서 자발적인 '창조적 파괴'를 하는 방법이다. 인터넷 시대 도래 이후 많은 기업이 마케팅 창구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꿨듯, 모바일 시대에 전통산업이 선제 대응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2015 굿인터넷 클럽' 토론회에서 이동일 세종대학교 교수는 "기존 산업을 주도하는 입장에서는 시장이 잠식당할 것 같으니 그럴바에는 스스로 변해야겠다는 욕구가 많다"며 "결국은 끊임없이 창조적 파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는 IT업계가 기존 시장 잠식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 시장규모를 키우는 방법이다. 배달앱의 경우 심야시간 등에 배달이 가능한 음식점만을 따로 모아 보여주는 방법으로 시장규모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야시간 광고책자를 보고 1~2번 전화를 건 뒤 음식배달을 포기했을 사용자가 배달앱을 보고는 현재 영업 중인 음식점을 추천받아 주문할 수 있는 것.
카카오가 이르면 이달 내 선보일 '카카오택시 블랙'도 기존에는 없던 고급택시 시장을 새롭게 형성한다는 의미에서 여기 속한다.
정주환 카카오 부사장은 "기존에 존재하던 것을 단순히 연결해 수익을 창출하기 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 만들어내고 도전하면서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새로운 시장에서 이윤을 창출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