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이면 국내 첫 국가 연구소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설립 50주년이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시작된 지 반세기를 맞는 것이다. 이를 기점으로 한국의 새로운 50년을 위한 과학기술의 선도 역할이 강하게 요구된다. 과학기술은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경제 고도성장을 일궈낼 자양분이다. 그 앞에 놓인 과제는 막중하다. 하지만 2016년을 맞는 과학기술계는 지금 매우 어수선하다.
우선 정부 R&D(연구·개발) 컨트롤타워인 미래창조과학부의 내부 여건이 온전치 않다. 지난해 같으면 12월에 이미 발표했을 내년도 사업계획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미래부 간부급 공무원들을 만나면 "쓸만한 총알(정책)을 모두 소진해 더는 할 게 없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 장·차관급 2차 개각 지연도 미래부가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R&D 역량 결집을 위해 지난 9월 말 출범한 '과학기술전략본부'도 미래 R&D 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하기엔 아직 진영을 꾸리지 못한 모습이다. R&D 연구성과를 토대로 창업을 지원하는 중책인 '창조경제조정관' 자리는 3개월째 공석이다. 지원자가 없다는 얘기가 들린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을 합쳐 R&D 정책 브레인으로 만드는 '한국과학기술정책원' 설립도 국회 벽을 넘지 못했다. 국회 일부 의원들, 연구현장의 반발로 연내 처리가 불투명한 상태다. 진도가 안 나가다 보니 해당 기관의 직원들 마음은 뒤숭숭하다.
불안의 징후는 연구개발(R&D) 현장에서도 읽힌다. 미래부 산하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은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연구원 이탈이 우려된다. 정부는 '우수연구원 정년연장 제도'를 보완책으로 제시했지만, 연구직 외 직종은 그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범주에 있어 조직 내 이질감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군다나 내년 총선을 바라보며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과학계 기관장들도 있어 이들이 소임을 다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박근혜 정부 마지막 2년 경제 성적표의 첨병 역할을 할 미래부와 과학기술계가 온통 먹구름으로 깜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