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엄홍길의 못다한 이야기

'히말라야' 엄홍길의 못다한 이야기

김유진 기자
2016.01.02 03:10

[따끈따끈 이번주 새책] 격월간지 '바이오그래피' 7호, 산악인 엄홍길

개봉한 지 보름 만에 450만 명이 본 영화 '히말라야'를 흥행으로 이끈 힘은 황정민의 연기가 아닌, 엄홍길의 실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는 거의 한 치의 오차도 없이(감독의 말에 따르면, 정우가 연기한 박무택의 아내가 히말라야를 찾아오는 장면은 영화를 위해 추가된 사실이며 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실화에 근거함) 엄홍길과 박무택 등 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난방 잘 되는 푹신한 영화관 의자에 앉아서 봐도 괜스레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은 여전히 왜 저 산에 오르는지,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영화는 산을 타는 것에 대한 고통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이야기는 다루지만, 정작 관객이 가장 궁금해하는 근본 질문인 '왜 산을 오르는가'에 대한 답을 내리기 위해서는 노력하지 않는다.

그 답은 오히려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한 호에 한 인물만을 소개하는 격월간지 '바이오그래피'는 11·12월호이자 7호의 소개 인물로 산악인 엄홍길을 선택했다. '나는 살아서 돌아왔다'라는 부제가 달렸다. 엄지발톱의 80%가 날아가 새끼발톱보다 작은 발톱만이 달린 엄 대장의 오른발 사진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그가 왜 '산사람의 무덤', 눈 덮인 얼음산을 찾아가는지를 소개한다.

도봉산 중턱에서 먹거리를 팔던 집안에서 태어나, 학교에 가기 위해 1시간씩 산을 오르내리며 저도 모르게 산사람이 된 엄홍길. 고등학교 2학년이던 1977년, 산악인 고상돈이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것을 보면서 강렬한 동경을 마음에 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설악산, 한라산 등 전국의 산을 헤집고 다녔다.

몸을 극한으로 내던지는 고생길을 사서 하고 싶어 해군에 입대했으나 일이 쉬웠고, 이에 해군 특수전여단 수중폭파대(UDT)에 지원했다는 엄홍길. 제대해서는 바로 에베레스트 등반에 나섰고, 셰르파를 잃는 비극적인 사고를 포함해 수차례의 실패를 딛고 마침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을 때 내 청춘은 어느덧 마흔 문턱을 넘어섰다. 지금 내 몸은 새로운 도전과 모험으로 출렁이고 있다. 몸이 허락하는 한 나는 또 다시 떠날 것이다." 이 책을 출간하기 위해 최근에 진행한 인터뷰와 박무택 대원을 수습하기 위해 떠났던 '휴먼원정대' 과정의 생생한 일지까지, 영화에서 못 다한 엄홍길의 이야기를 모두 담았다.

◇바이오그라피 7호 엄홍길 편: 나는 살아서 돌아왔다=스리체어스 편집부 지음. 스리체어스 펴냄. 158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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